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NLL을 지키고 있는 해군 2함대 소속 고속정 장병들이 연평도 포격 도발 1주기를 앞두고 22일 훈련을 했다. 긴급출동 중 전투배치를 하고 있는 고속정 장병들의 모습. 해군제공
북한군 지휘소 가상 타격, 국지전 대비 훈련
23일 합참의장 지휘로 3군합동…사격은 안해
“북한 맞대응하면 군사적 긴장만 고조” 우려
23일 합참의장 지휘로 3군합동…사격은 안해
“북한 맞대응하면 군사적 긴장만 고조” 우려
연평도 포격 1년을 맞는 23일 군이 북한군의 서북도서 기습점령과 군사 도발을 가정한 대규모 대응 훈련을 벌인다. 특히 초반 북한군의 도발원점 타격에 그치지 않고, 육해공군의 첨단전력을 동원해 북한군 지휘소를 격파하는 사실상의 국지전 실행 훈련을 합참의장 지휘로 실시한다.
첫 시작은 연평도 해병부대(연평부대)의 가상 포격 훈련이다. 오후 1시부터 K-9 자주포 등 공용화기로 해상 모의 사격 훈련을 한다. 오후 2시33분 이에 맞서 북한군이 연평도 앞 12㎞ 거리의 개머리지역에서 122㎜ 방사포 수십 발을 발사하는 상황이 가정된다. 연평부대는 ‘선조치 후보고’ 방침에 따라 즉각 대기 중이던 K-9 자주포로 북한군 도발 원점에 대대적 반격을 가한다. 도발 원점은 지난해 연평도 포격 이후 새로 배치된 신형 대포병탐지 레이더인 ‘아서’로 탐지한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지난해는 도발 원점을 바로 찾지 못해 미리 지정해둔 표적을 향해 포를 쐈지만, 이번엔 원점을 정확히 탐지해 사격하는 상황을 가정해 훈련을 한다”고 말했다.
군의 대응은 여기서 머물지 않는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공군작전사령부, 해군작전사령부, 해병대사령부, 육군 1·3군사령부, 유도탄사령부 등 예하 6개 작전사령부에 긴급 대기 명령을 내린다. KF-16과 F-15K 전투기에 출격 명령이 하달된다. 해상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한국형 구축함(4500t급)도 전투대기 태세에 들어가 유도탄과 함포 사격을 준비한다. 육군은 적의 추가 도발과 기습 침투에 대비한 경계태세에 돌입한다.
북한군이 연평부대의 포격으로 원점 지역에 심대한 피해를 입자, 무도 쪽 해안포를 동원해 2차 포격에 나서는 상황이 가정된다. 정 의장은 즉각 대기 중이던 육해공 합동 전력에 반격령을 내린다. KF-16은 공대지 정밀타격 미사일로 2차 도발원점인 무도 기지를 파괴한다. F-15K 전투기는 북한군 지휘소와 지원시설을 향해 AGM-84H 정밀 유도탄을 내리꽂는다. 이 미사일은 북방한계선(NLL) 이남에서 평양의 목표물까지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이어 북한군 특수부대인 해상저격여단의 백령도 기습 점령 시도에 대비한 방어 훈련이 벌어진다. 육군 코브라 공격헬기와 해·공군 전력이 합동으로 백령도로 진격해오는 북한군 공기부양정을 격파하는 내용이다.
이번 훈련에선 전투기와 함정 등이 동원되지만, 실제 사격은 이뤄지지 않는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이 훈련을 명분삼아 대응 도발에 나서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군 지휘소까지 타격하는 대응은 북한의 맞대응으로 확전 가능성을 더 키울 우려가 있다”며 “군사적 대비 훈련을 넘어 군사적 긴장 상태를 풀기 위한 적극적 대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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