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명곤·명규·명기 일병
김명곤·명규·명기 일병, 외모·출신학교·주특기 등 모두 같아
“우리의 꿈은 전역 후에 세쌍둥이의 이름을 건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로서 국방 의무를 충실히 할 것입니다.”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육군 7포병여단 통신소대 김명곤(21·왼쪽부터) 일병의 다짐이다. 김 일병은 일란성 쌍둥이 동생인 김명규·명기 일병과 함께 지난 3월 이 부대에 전입했다. 이들 형제는 얼굴 생김새는 물론 키와 체격·안경까지 똑같아 부대원들도 구분이 어려울 정도. 주특기도 통신무전병으로 동일하다. 초·중·고는 물론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진학한 뒤 함께 군에 입대한 세쌍둥이는 미래의 꿈도 게임 프로그래머로 똑같다.
여러모로 닮은 게 많다 보니 에피소드도 많다. 야간 불침번 근무 교대 때면 전번 근무자가 나란히 누워서 자고 있는 세 형제를 구별 못해 셋 모두를 깨우기도 했고, 함께 축구를 할 때는 누가 같은 팀원인지 몰라 아예 패스를 하지 않는 일도 있었다.
세쌍둥이가 한 부대에서 함께 근무하는 가장 큰 장점은,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는 점이다. 중학교 1학년 때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내는 슬픔에도 불구하고 밝게 생활할 수 있었던 것도 돈독한 형제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세쌍둥이는 20발 중 18발을 명중시킨 특등사수이고 체력도 특급을 받았다. 유격 땐 서로 군장을 들어줬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사진 육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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