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서 식량협의중…미 “북 쌀지원 고집 풀면 대화 진행”
북한과 미국의 3차 북-미 대화가 올해 안에 열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각) 워싱턴 외교소식통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식량지원 협의에서 북한이 그동안 고집해온 ‘쌀 지원’ 주장을 철회하고 지원물자의 군사적 목적의 전용을 감시할 모니터링 요원의 규모를 미국이 제시한 대로 받아들이면, 3차 북-미 대화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과의 식량지원 협의가 베이징에서 로버트 킹 미 대북인권특사와 북한의 리근 외무성 북미국장간의 회담으로 15일 열린다고 밝혔다. 눌런드 대변인은 “이번 협의를 통해 식량이 아닌 영양보충제나 비타민 등이 포함된 지원을 북한에 제공하느냐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양국은 이번 협의를 비공개한다는 방침이어서, 실제 협의 진행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베이징 식량협의가 잘 이뤄지면 3차 북-미 대화는 빠르면 22일께 열릴 전망이다. 개최 장소로는 2차 북-미 대화가 열렸던 스위스 제네바 또는 동남아 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지원품목으로 쌀을 고집하지 않고 미국이 제시한 유아용 비스킷이나 분유 등을 수용하고 모니터링 요원 규모도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된다”며 “북한이 시의적절하게 협의에 응한 것을 보면 긍정적인 입장이 나올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소식통은 “미국이 북한 식량지원에 대해 ‘영양지원’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며 “이는 군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쌀 지원을 가급적 피하겠다는 뜻인데, 북한이 이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3차 북-미 대화가 열려, 비핵화 사전조치의 핵심사항인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의 폐쇄와 관련된 ‘매우 구체적인 이행계획’ 보장 같은 방식으로 북한의 진정성이 확인된다면 6자회담 재개도 가능하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