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네팔 등 조전 기사로
남쪽 움직임도 상세히 전해
남쪽 움직임도 상세히 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북한은 외국 조문단을 받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세계 각국으로부터 도착하는 조전은 연일 <로동신문> 등을 통해 주요 기사로 보도하고 있다. 남쪽의 조문 움직임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망 발표 직후 20일치 로동신문은 북한의 전통적 동맹인 중국과 러시아의 조전을 실었다. 중국 정부는 “중국 인민은 앞으로 영원히 조선(북한) 인민과 함께 서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원자바오 총리가 21일 각각 베이징의 북한대사관을 찾아 조문한 사실도 로동신문은 잇따라 주요 기사로 다뤘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우리는 조선반도(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하여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한 조전도 로동신문 20일치에 실렸다.
북한과 더불어 공산권 블록을 형성하는 나라 및 세력의 이름도 지면에 다수 등장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조전은 21일 주요 기사로 다뤄졌다. 북한과 외교적 관계를 맺고 있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네팔, 베트남, 캄보디아 등도 국가지도자·정부·외교부처 각급의 조전을 보냈다. 팔레스타인해방민주전선과 핀란드 공산주의노동당, 브라질 공산당 등이 보낸 위로의 글도 눈에 띄었다.
김일성-김정일 부자와 오랜 인연을 맺은 이들이 보낸 조전도 있었다. 김일성 주석의 초청을 받아 북한을 방문했던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저와 아버지의 이름으로 가장 깊은 동정을 표한다”는 조전을 보냈고, 김 주석과 왕래가 있었던 인도네시아의 독립영웅 수카르노(초대 대통령)의 딸 메가와티 수카르노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김정일 위원장을 추억하며 “커다란 상실의 아픔을 느낀다”는 조전을 보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한명숙 전 총리, 박지원 의원 등 민주통합당 인사들이 19일 “삼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고 전하는 등 남쪽에서 이뤄지고 있는 조문 움직임을 상세히 보도했다. 통신은 노무현재단은 조문단 파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며,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한반도평화포럼 등 시민단체, 한국노총·민주노총 등 노동계와 전국농민회총연맹, 그리고 조계종 등 종단과 인터넷신문 ㅅ일보 등이 발표한 애도문과 조의문을 전하기도 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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