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식 참석한 직계가족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자식들 중 누가 김 위원장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을까?
김 위원장은 생전에 3명의 부인으로부터 3남5녀를 뒀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28일 김 위원장의 영결식 참석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후계자인 셋째아들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금수산기념궁전 앞에서 운구 차량과 함께 걸으며 눈물을 보였다. 또 김 부위원장과 함께 고영희의 소생인 여동생인 여정(24)도 영결식에 참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결식을 중계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의 화면에는, 운구 행렬이 금수산기념궁전으로 되돌아온 뒤 “영결식을 마치겠다”는 선언이 나오기 직전 김여정으로 보이는 여성의 모습이 김정은 부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잡혔다. 김여정은 지난 21일 금수산기념궁전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참배할 때도 김 부위원장 뒤에서 상복을 입은 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조선중앙텔레비전>에 방영된 바 있다.
관습상 맏상제(상주)에 해당하는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40)은 열흘 동안 진행된 장례식은 물론 영결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영결식 전 북한으로 가는 마지막 항공편인 27일 낮 12시50분 베이징발 평양행 고려항공 비행기(JS152편)에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남은 김 위원장 사망 발표 뒤 평소 머물던 마카오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행방이 모호한 상태다. 그의 아들이자 김 위원장의 장손인 김한솔(17)도 보스니아의 국제학교인 ‘유나이티드 월드 칼리지’ 모스타르 분교에서 방학을 맞아 최근 기숙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을 뿐, 어디에 머무르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부위원장의 동복형으로 한때 후계 경쟁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진 김정철(30)도 장례 기간 내내 한 번도 노출되지 않았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 사망 때도 김정일 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주폴란드 대사(당시 주핀란드 대사)는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후계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북 당국이 아예 귀국을 허락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17년이 흐른 지금, 이번에도 과거의 전례가 반복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대 세습이 만들어낸 ‘비극적인 가족사’의 한 장면인 셈이다.
이순혁 김외현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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