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북한 당국에 제의…“서울시향 평양 공연도 추진”
박원순 서울시장이 남북의 평화를 여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며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축구대회인 ‘경평전’을 부활하고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평양 공연을 열 것을 정부와 북한 당국에 공식 제의했다.
박 시장은 지난 31일 발표한 올해 신년사에서 “경색된 남북관계, 예측할 수 없는 북한 정세 역시 서울의 균형발전은 물론 서울시민의 삶과 직결돼 있는 문제”라며 “작은 일이라도 긴장을 풀고 평화를 여는 데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서울시 차원에서 시도해보려 한다”며 이렇게 제안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숨진 뒤 남북 긴장이 고조될 수 있는 가운데 문화·체육 분야의 교류를 통해 남북협력의 물꼬를 트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경평전은 1929년 경성중학 선수들이 주축이 된 경성팀과 숭실학교가 주축이 된 평양팀이 서울 휘문고보 운동장에서 첫 경기를 한 것이 시초다. 1회 대회 때 경기가 열린 사흘 내내 7000여명의 관중이 들 만큼 분위기가 뜨거웠다. 그 뒤 35년까지 서울과 평양에서 번갈아가며 여섯 차례 경평전이 열렸다. 해방 직후인 1946년 3월 서울에서 한 차례 열린 뒤 분단이 고착화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서울시향의 평양 공연은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지난해 9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남북 교향악단의 공동 연주를 해보자고 했던 제안을 성사시키자는 것이다.
김형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지금부터 정부와 협조하며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만들어가려 노력하면 성사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른 지방자치단체장들과 함께 정부에 남북교류 활성화를 요청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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