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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탈북자 북송 반대 나선 까닭?
“어려운 이 돕는데 좌우 없죠”

등록 2012-02-22 18:43

배우 차인표씨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를 걱정하는 한국연예인들과  탈북청소년들이 중국 국민과 세계시민들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배우 차인표씨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를 걱정하는 한국연예인들과 탈북청소년들이 중국 국민과 세계시민들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중국대사관앞 시위 차인표씨
영화 ‘크로싱’ 출연 계기
탈북자들 고통 알게 돼
“북 돌아가면 처형될 수도”
사실 인터뷰 전 배우 차인표(45)씨에게 궁금했던 것은 왜 하필 탈북자 관련 시위에 나섰느냐는 것이었다. 탈북자 지원 활동은 우파의 전유물 비슷하게 돼 있다.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데 좌우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번 시위에 나섰더니 새누리당 쪽이냐고 묻는다”며 “개인적 성향은 진보 쪽이지만, 이번에는 그런 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탈북 청소년, 기독교단체, 우파단체 등과 함께 대중문화인들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중국에서 붙잡힌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송환하지 말라”고 요구한 이날 시위에서 차씨는 맨 앞줄에 서있었다. 그와 22일 오전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가 이번 시위에 나선 것은 탈북 청소년 학교인 여명학교의 조명숙 교감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조 교감이 “중국의 탈북자들 사정이 급하다. 아이들이 상심하고 있다”고 연락해왔고, 그는 바로 시위에 나서기로 했다. 그는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송환되면 처형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배가 고파서 탈출한 것은 죽을 죄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을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08년 영화 <크로싱>을 찍기 전까지는 그도 탈북자에 대해 잘 몰랐다. 그 영화를 찍으면서 탈북자들을 만났고 조 교감과 여명학교도 알게 됐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누가 탈북자에 대한 영화를 볼까 싶어 고사했다. 근데 인터넷 정보를 찾아보고 꽃제비 영상을 보면서 반성했다. 지척에 이렇게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를 모른 채 살았다는 데 대해서.”

<크로싱>을 찍으면서 그는 중국 북부와 몽골의 고비사막을 횡단했다. 그곳을 지나면서 이 루트를 통해 탈출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살기 위해 목숨을 건 탈북자들이 다시 북한으로 송환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중국에서는 불법 체류자, 북에서는 반역자인 그들을 같은 민족인 우리라도 품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차씨한테 남북관계에 대해 한번 물어봤다. 그는 ‘평화’를 이야기했다. “다음 세대에게 평화로운 한반도를 물려주고 싶다. 내가 이 나라에 사는 동안 전쟁 위협, 반공 교육, 남북 간의 분쟁을 경험했다. 내 아들딸들은 그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북한에 대해서는 “개방돼서 남쪽 사람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북한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 <007 어나더데이>의 출연을 거부한 일도 있었다.

적지 않은 후원과 기부, 봉사 활동을 하는 그는 때로 배우라기보다는 사회운동가처럼 보인다. 그는 “배우가 돼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고 이미 먹고사는 것이 넉넉하다”며 “이제 더 얻거나 이루기보다는 도움 필요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와 아내인 신애라씨는 ‘가난한 자와 고아들을 거두라’는 예수의 말처럼 아들을 하나 낳고 두 딸을 거둬 키우고 있다.

이런 왕성한 사회 공헌 활동 때문에 그에게 정치를 할 거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그는 “계속 안 한다는데, 계속 묻는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와 관련해 정부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서 말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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