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 직접 정치연설
자유분방한 태도 닮아
자유분방한 태도 닮아
태양절 열병식 연설서
말투나 몸짓 과감
웃으며 옆사람과 대화
김일성 리더십 흡사 은둔·신비주의적 모습
아버지 김정일과 대조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대중과 미디어 앞에 나섰다. 그는 15일 오전 평양에서 열린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 기념 열병식에서 첫 대중연설을 함으로써 자신의 시대를 스스로 선포했다. 그의 정치 스타일은 여러모로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제1비서는 이날 20분 동안의 연설에서 상당히 굳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당당한 태도로 연설했다. 연설하는 말투나 몸짓은 별로 주저함이 없었고, 목소리는 그의 실제 나이보다는 더 들고 침착한 것으로 들렸다. 말씨는 전형적인 북한식이었다. 연설 뒤 열병식에서는 사뭇 자유분방한 태도를 보였다. 열병식을 보면서 그는 끊임없이 웃고 움직이고 왼쪽의 최룡해 총정치국장, 리영호 총참모장 등에게 거리낌없이 뭔가를 이야기하는 모습이었다. 가볍거나 산만하다고 보일 정도였다. 열병식이 끝난 뒤에는 밝게 웃는 얼굴로 김일성광장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김정은 제1비서의 정치 스타일이 대중연설을 즐겼던 김일성 주석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대중들에게 직접 정치 목표를 설명하고 주민들의 협력을 호소했다”며 “대중과의 호흡, 소통과 대중의 관심을 중시하는 리더십이라는 측면에서 김일성 주석과 많이 닮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김일성 주석은 해방된 북한에 들어온 직후인 1945년 10월 평양 공설운동장에서 대중연설을 하며 자신의 존재를 널리 알렸다. 그는 정권을 잡은 뒤에도 신년사를 직접 발표하거나, 당 대표자회, 당 대회에서 연설하는 등 대중 친화적인 정치 스타일을 선호했다. 심지어 무장투쟁할 때 불렀다는 <내 고향>이라는 노래를 직접 부르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통일부의 한 관리는 “젊어서부터 대중의 지지를 얻어 권력을 잡는 것에 관심이 커 대중적인 정치 스타일을 가졌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은둔적이고 신비주의적인 태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목소리가 제대로 공개된 것은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때였다. 당시 김 위원장은 “나보고 은둔한다고 한다. 김(대중) 대통령이 와서 은둔에서 나를 해방시켜주셨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그 전에는 1992년 4월25일 조선인민군 창건 기념일에 “영웅적 조선인민군 장병들에게 영광이 있으라”라고 말한 것이 유일하게 공개된 목소리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은 외모나 목소리가 대중적인 스타일이 아니었고, 또 내성적이어서 참모나 사조직을 중심으로 국가를 운영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제1비서의 정치 스타일은 이미 지난 13일 은하 3호 발사 뒤 4시간 만에 실패를 공식 인정한 데서부터 예고됐다는 지적도 있다. 양무진 교수는 “아버지보다는 상대적으로 열려 있고 탈권위주의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 제1비서가 15일 연설에서 발표한 내용과 관련해서는 대체로 당분간은 개혁·개방 등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선군정치와 경제, 통일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기본은 선군정치에 대한 강조였다”며 “평화보다는 북한의 존엄과 자주권을 중시했기 때문에 은하 3호의 실패 이후 새로운 방식으로 자주성을 표현하려 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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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리더십 흡사 은둔·신비주의적 모습
아버지 김정일과 대조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대중과 미디어 앞에 나섰다. 그는 15일 오전 평양에서 열린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 기념 열병식에서 첫 대중연설을 함으로써 자신의 시대를 스스로 선포했다. 그의 정치 스타일은 여러모로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제1비서는 이날 20분 동안의 연설에서 상당히 굳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당당한 태도로 연설했다. 연설하는 말투나 몸짓은 별로 주저함이 없었고, 목소리는 그의 실제 나이보다는 더 들고 침착한 것으로 들렸다. 말씨는 전형적인 북한식이었다. 연설 뒤 열병식에서는 사뭇 자유분방한 태도를 보였다. 열병식을 보면서 그는 끊임없이 웃고 움직이고 왼쪽의 최룡해 총정치국장, 리영호 총참모장 등에게 거리낌없이 뭔가를 이야기하는 모습이었다. 가볍거나 산만하다고 보일 정도였다. 열병식이 끝난 뒤에는 밝게 웃는 얼굴로 김일성광장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김정은 제1비서의 정치 스타일이 대중연설을 즐겼던 김일성 주석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대중들에게 직접 정치 목표를 설명하고 주민들의 협력을 호소했다”며 “대중과의 호흡, 소통과 대중의 관심을 중시하는 리더십이라는 측면에서 김일성 주석과 많이 닮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김일성 주석은 해방된 북한에 들어온 직후인 1945년 10월 평양 공설운동장에서 대중연설을 하며 자신의 존재를 널리 알렸다. 그는 정권을 잡은 뒤에도 신년사를 직접 발표하거나, 당 대표자회, 당 대회에서 연설하는 등 대중 친화적인 정치 스타일을 선호했다. 심지어 무장투쟁할 때 불렀다는 <내 고향>이라는 노래를 직접 부르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통일부의 한 관리는 “젊어서부터 대중의 지지를 얻어 권력을 잡는 것에 관심이 커 대중적인 정치 스타일을 가졌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은둔적이고 신비주의적인 태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목소리가 제대로 공개된 것은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때였다. 당시 김 위원장은 “나보고 은둔한다고 한다. 김(대중) 대통령이 와서 은둔에서 나를 해방시켜주셨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그 전에는 1992년 4월25일 조선인민군 창건 기념일에 “영웅적 조선인민군 장병들에게 영광이 있으라”라고 말한 것이 유일하게 공개된 목소리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은 외모나 목소리가 대중적인 스타일이 아니었고, 또 내성적이어서 참모나 사조직을 중심으로 국가를 운영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제1비서의 정치 스타일은 이미 지난 13일 은하 3호 발사 뒤 4시간 만에 실패를 공식 인정한 데서부터 예고됐다는 지적도 있다. 양무진 교수는 “아버지보다는 상대적으로 열려 있고 탈권위주의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 제1비서가 15일 연설에서 발표한 내용과 관련해서는 대체로 당분간은 개혁·개방 등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선군정치와 경제, 통일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기본은 선군정치에 대한 강조였다”며 “평화보다는 북한의 존엄과 자주권을 중시했기 때문에 은하 3호의 실패 이후 새로운 방식으로 자주성을 표현하려 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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