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5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 부인의 존재와 이름을 공개한 것은 전례에 비춰 매우 이례적이다. 김정은 제1비서의 또다른 ‘파격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 제1비서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홍일천·성혜림·김영숙·고영희·김옥씨 등 공식·비공식 부인이 4~5명으로 알려졌으나, 단 한 명도 부인으로 공개 석상에서 이를 공개한 적이 없었다. 김 제1비서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은 생전에 김정숙·김성애씨 등 두 명의 부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정숙씨는 일찍 세상을 떠났고, 김성애씨는 1970년대 초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등장한 뒤 공식 자리에 거의 나선 적이 없었다.
과거와 달리 북한이 이번에 최고지도자의 부인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나이가 어린 김정은 제1비서가 자신의 체제에 대한 안정감을 주기 위해 ‘퍼스트레이디’를 공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28~30살로 알려진 김 제1비서가 자신의 어린 나이와 경험 부족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부인을 공개했다는 것이다.
할아버지나 아버지와의 차별성을 부각하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있다. 김일성 주석의 경우 부인 김정숙씨 사망 이후 오랫동안 부인을 부각하지 않았고, 50년대 이후 두번째 부인 김성애씨가 있었지만 부인의 자리와 역할은 큰 의미가 없었다. 또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신의 부인들을 공개 석상에 데리고 나온 적이 거의 없었다.
스위스에서 4년 반 유학해 서구문화에 익숙한 김 제1비서의 스타일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제1비서가 개방적 리더십을 보여주려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김 제1비서의 이런 행보가 보수적 문화를 가진 북한의 노년층에는 거부감을 줄 수 있지만, 변화를 동경하는 청년층과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는 호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김 제1비서의 부인과 관련해 ‘리설주’라는 이름 이외에 다른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리씨를 둘러싼 여러 가지 추정이 나오고 있다. 김 제1비서가 이미 리씨와 결혼을 했고, 아이를 두고 있다는 추측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 리설주씨가 인민보안부 협주단 등에서 예술인으로 활동했고 김일성종합대학 특설반에서 6개월 남짓 ‘퍼스트 레이디 교육’을 받았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지난해 2월18일 김정일 위원장이 류홍차이 대사 등 북한 주재 중국 대사관 관계자들과 함께 은하수관현악단의 음악회를 관람할 때 ‘리설주’라는 이름의 가수가 등장해 ‘아직은 말 못해’라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조선중앙텔레비전을 통해 공개된 적이 있다. 리씨가 이 여성과 같은 사람인지도 관심거리다. 김규원 하어영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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