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산가족 상봉 하려면 5·24 조치 해제·금강산 관광 재개부터”

북한의 조선적십자회가 이산가족 상봉의 전제 조건으로 ‘5·24 조치’의 해제와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요구했다.

조선적십자회는 지난 9일 남한에 통지문을 보내 “남측이 이제라도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5·24 조치를 해제하고 남측 인원들의 금강산 관광길을 열어놓아 상봉을 원만히 실현할 수 있는 조건부터 마련할 것과 그에 대한 입장을 명백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또 “통지문은 남측 당국이 지난 시기, 공화국(북한)이 여러 차례에 걸쳐 북남 사이의 인도주의 문제 해결을 위한 적십자 회담과 실무접촉을 제기한 데 대해 ‘정치적 사안과 분리시킬 수 없다’고 공언하면서 외면해온 데 대해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8일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될 수 있도록 적십자 실무 접촉을 오는 17일 개성이나 문산에서 열 것을 북한에 제의했다. 그러나 남한 정부나 대한적십자사는 8일 접촉 제의나 9일 북한의 통지문에 대해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북한이 이산가족 문제와 무관한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연계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5·24 조치와 금강산 관광의 경우, 당국간 대화를 통해 협의할 수 있다”고 기존의 경직된 태도를 고수했다.

김규원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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