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에게 남북통일의 꿈을 심어주기 위해 열리는 통일창작동화 공모전에서 뽑힌 작품의 일부 내용이 오히려 북한 출신 주민들에 대한 편견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인태 민주통합당 의원은 4일 “통일부 통일교육원이 지난 2011년부터 시작해 올해 2회까지 열린 ‘통일창작동화 공모전’에서 우수상 이상을 받은 작품 가운데 일부가 북한 출신 주민들을 비하하고, 그들에 대한 편견을 심어주는 내용으로 돼 있다”고 지적했다.
2011년 1회 일반부 우수상을 받은 작품을 보면, 한국 아이가 북한 출신 아이에게 “너 이 옷 어디서 난 거냐?…내가 볼 때는 우리 아파트 재활용 상자 안에서 꺼내 입은 것 같은데”라고 무시하는 대목이 나온다. 한국 아이가 북한에서 온 아이에게 “야, 너 왜 뿔 안 났냐?”, “너 사람 고기도 먹어봤냐?”라고 질문을 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1회 중고등부 대상을 받은 작품에도 남한 아이들이 “빨갱이 동무 집이라우!”(62쪽), “동무는 북한에서 왔다우”(68쪽)라고 북한 사투리를 흉내 내며 북한 출신 아이를 괴롭히는 장면이 묘사돼 있다. 올해 열린 2회 공모전 수상작 가운데도 남한 아이에게 “야! 거지, 빨갱이 새끼! 니네 빨갱이 소굴로 어서 돌아가”(142쪽)라는 모욕적인 말을 들은 북한 출신 아이가 자포자기하는 묘사가 나온다.
유인태 의원은 “몇몇 작품의 내용은 아직 판단 능력이 부족한 초등학생들에게 북한과 북한 출신자에 대한 심각한 편견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통일교육원의 구병삼 담당 과장은 “북한 이탈 주민을 고의적으로 비하하기 위해 썼다가보다는 작품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1회 수상작의 경우 이미 1년이나 지난 상황이고, 2회 수상작들은 그런 비하적 표현들이 매우 적다”고 밝혔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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