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후 북한 1년]
김정은 체제 무엇이 달라졌나
김정은 체제 무엇이 달라졌나
리설주 공개하고 주민들과 스킨십
방송 생중계 늘고 외신에도 개방적 외부지원 없는 경제개혁 한계 봉착
체제 안정뒤 적극적 대외 행보 예상 17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뒤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북한의 최고 권력자로 등장한 지 1년이 됐다. 김 제1비서는 정치 스타일에서 아버지와 다른 개방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경제 개혁, 대외 관계 개선과 관련해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 개방적 스타일의 리더십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리더십 스타일의 변화다. 아버지인 김 위원장이 ‘은둔자’라는 평가를 들을 만큼 폐쇄적인 리더십을 보여준 데 비해 김 제1비서는 서유럽 생활의 경험 때문인지 개방적이고 주민친화적인 리더십을 보였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주민들과 만나서 밝은 표정으로 손을 잡고 팔짱을 끼고 끌어안는 등의 스킨십을 보여준 일이다. 특히 7월에 부인 리설주씨를 공개하고 자본주의 스타일의 모란봉악단 공연을 함께 관람한 일, 평양의 능라인민유원지에서 놀이기구를 타는 모습을 보여준 일은 화제가 됐다. 통일부의 한 관리는 “김정일 시대와 달리 주민들과의 접촉도, 친밀도를 크게 높였다. 주민을 사랑하는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했다”고 평가했다. 언론에 관해서도 개방적 모습을 선보였다. 4월13일 로켓 발사 때는 외국 언론들을 초청해 발사장을 공개했으며, 발사가 실패로 돌아간 뒤에는 이 사실을 즉시 북한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또 4월15일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 때는 자신의 첫 공개 연설을 텔레비전으로 생중계했다. 김 제1비서가 등장한 뒤 북한 언론의 보도 속도는 매우 빨라졌으며, 생중계도 크게 늘어났다. ■ 경제 개혁은 아직 김정은 제1비서가 새로운 스타일의 리더십을 보이면서 북한의 경제 개혁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특히 7월 이후에는 이른바 6·28 경제관리 개선조치라는 경제 개혁이 시작됐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농업과 기업 부문에서 주민들의 자율성과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까지 6·28 조처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실시 계획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북한 일부 지역에서 시범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나, 아직 그 성과가 불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농업 부문에서는 약간 성과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근본적 경제 개혁은 아직 미흡하다. 높은 인플레이션, 생산·공급의 부족이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통일부의 관리도 “경제 개혁을 위해서는 자원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을 국내에서 조달할 수 없다. 외부로부터 지원이 없이는 경제 개혁이 어렵다”고 평가했다. 부분적 경제 개혁의 조짐은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당과 군부와의 관계를 조정하면서 군에서 운영하던 경제 사업의 상당 부분을 내각으로 이관한 일이다. 또 8월 장성택 당 부장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황금평·위화도, 라선 경제특구와 관련해 중국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투자를 요청한 일도 경제 개혁과 관련해 주목받았다. ■ 내년 외교 변화에 나설 수도 김정은 체제의 대외 관계는 2·29 북-미 합의가 이뤄지면서 첫 단추를 잘 꿴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북-미 관계 개선은 4월 로켓 발사로 원점으로 돌아갔다. 남북 관계 개선은 연초에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대화 채널 제안이 주목받았으나, 결국 9월 남한의 제한적인 수해 지원 제안을 북한이 거절함으로써 다시 막혀버렸다. 일본과도 8월부터 11월까지 적십자·정부 간 대화를 열었으나,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다만, 전통의 우방인 중국과의 관계는 고위급 만남을 교환함으로써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로켓 발사로 유일한 후원국인 중국의 선택 폭도 별로 넓지 않은 상황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권력 체제 안정, 로켓 발사 성공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한 내년부터는 적극적인 대외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자신감이 있으면 협상을 하는 데도 좀 더 쉬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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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 안정뒤 적극적 대외 행보 예상 17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뒤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북한의 최고 권력자로 등장한 지 1년이 됐다. 김 제1비서는 정치 스타일에서 아버지와 다른 개방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경제 개혁, 대외 관계 개선과 관련해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 개방적 스타일의 리더십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리더십 스타일의 변화다. 아버지인 김 위원장이 ‘은둔자’라는 평가를 들을 만큼 폐쇄적인 리더십을 보여준 데 비해 김 제1비서는 서유럽 생활의 경험 때문인지 개방적이고 주민친화적인 리더십을 보였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주민들과 만나서 밝은 표정으로 손을 잡고 팔짱을 끼고 끌어안는 등의 스킨십을 보여준 일이다. 특히 7월에 부인 리설주씨를 공개하고 자본주의 스타일의 모란봉악단 공연을 함께 관람한 일, 평양의 능라인민유원지에서 놀이기구를 타는 모습을 보여준 일은 화제가 됐다. 통일부의 한 관리는 “김정일 시대와 달리 주민들과의 접촉도, 친밀도를 크게 높였다. 주민을 사랑하는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했다”고 평가했다. 언론에 관해서도 개방적 모습을 선보였다. 4월13일 로켓 발사 때는 외국 언론들을 초청해 발사장을 공개했으며, 발사가 실패로 돌아간 뒤에는 이 사실을 즉시 북한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또 4월15일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 때는 자신의 첫 공개 연설을 텔레비전으로 생중계했다. 김 제1비서가 등장한 뒤 북한 언론의 보도 속도는 매우 빨라졌으며, 생중계도 크게 늘어났다. ■ 경제 개혁은 아직 김정은 제1비서가 새로운 스타일의 리더십을 보이면서 북한의 경제 개혁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특히 7월 이후에는 이른바 6·28 경제관리 개선조치라는 경제 개혁이 시작됐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농업과 기업 부문에서 주민들의 자율성과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까지 6·28 조처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실시 계획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북한 일부 지역에서 시범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나, 아직 그 성과가 불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농업 부문에서는 약간 성과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근본적 경제 개혁은 아직 미흡하다. 높은 인플레이션, 생산·공급의 부족이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통일부의 관리도 “경제 개혁을 위해서는 자원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을 국내에서 조달할 수 없다. 외부로부터 지원이 없이는 경제 개혁이 어렵다”고 평가했다. 부분적 경제 개혁의 조짐은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당과 군부와의 관계를 조정하면서 군에서 운영하던 경제 사업의 상당 부분을 내각으로 이관한 일이다. 또 8월 장성택 당 부장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황금평·위화도, 라선 경제특구와 관련해 중국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투자를 요청한 일도 경제 개혁과 관련해 주목받았다. ■ 내년 외교 변화에 나설 수도 김정은 체제의 대외 관계는 2·29 북-미 합의가 이뤄지면서 첫 단추를 잘 꿴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북-미 관계 개선은 4월 로켓 발사로 원점으로 돌아갔다. 남북 관계 개선은 연초에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대화 채널 제안이 주목받았으나, 결국 9월 남한의 제한적인 수해 지원 제안을 북한이 거절함으로써 다시 막혀버렸다. 일본과도 8월부터 11월까지 적십자·정부 간 대화를 열었으나,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다만, 전통의 우방인 중국과의 관계는 고위급 만남을 교환함으로써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로켓 발사로 유일한 후원국인 중국의 선택 폭도 별로 넓지 않은 상황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권력 체제 안정, 로켓 발사 성공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한 내년부터는 적극적인 대외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자신감이 있으면 협상을 하는 데도 좀 더 쉬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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