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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자체개발이냐, 해외구매냐’ 한국형 전투기 찬반 논쟁

등록 2013-01-28 17:27수정 2013-01-28 17:30

김대중 정부 때부터 검토해온 한국형 전투기 사업(보라매 사업, KF-X)을 두고 국방 관련 양대 연구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와 국방연구원(국방연)이 또다시 충돌했다. 국과연은 중간성능의 전투기를 자체 개발해야 비용을 줄이고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국방연은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자체 개발은 많은 비용과 리스크를 수반한다고 반박했다.

28일 오전 유승민 국회 국방위원장의 주최로 의원회관에서 열린 ‘F-X와 KF-X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주제발표한 국과연의 이대열 단장은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의 공군력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고성능 전투기 구입과 중간성능 전투기 자체 개발이 모두 필요하다”며 “자체 개발하면 획득 단가와 운용 유지비를 모두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고성능 전투기는 F-35급, 중간성능은 F-16급이며, 그 사이에 F-15급이 있다.

특히 이 단장은 기존 형상(플랫폼)을 적용하면 앞으로 스텔스 적용 등 성능 향상이 어렵다며 국내에서 새 형상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술 수준과 관련해 이 단장은 기술성숙도(TRL) 평가에서 432개 세부 기술 가운데 384개(89%)가 기술 성숙도 6 이상(우수)였고, 48개(11%)만 기술 성숙도 5 이하(미흡)으로 나타나 한국이 충분한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또 2025~2040년 전투기 시장 전망으로 볼 때 한국형 전투기는 208대에서 최대 676대까지도 수출할 수 있다는 미국과 영국 연구기관의 예상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국방연의 주제발표자인 이주형 박사는 “중간성능 전투기의 자체 개발은 구입할 때보다 비용이 2배 이상 들고 리스크도 매우 크다”며 “미국을 제외하고는 유럽과 프랑스, 스웨덴 등 전투기 자체 생산국들이 과다한 비용과 수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또 한국에 앞서 중간성능 전투기를 개발한 일본과 대만의 경우, 자체 생산을 축소하고 대체 구매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경제성과 관련해 이 박사는 한국형 전투기 사업에 10조~17조원의 개발 비용이 들 것이며, 미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국가가 150대 이상의 전투기를 수출한 적이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과연이 기술 성숙도 6 이상을 89% 확보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의 경우 F-35를 개발하면서 기술성숙도 6 이상을 100% 확보하도록 요구한 점도 상기시켰다. 이 박사는 “비용이나 리스크, 선진국의 기술 이전 가능성을 고려할 때 F-16이나 자체 개발한 T-50 등 기존 플랫폼을 사용하는 개조 개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들의 의견도 갈렸다. T-50 개발센터장을 역임한 전영훈 박사는 “국과연의 계획은 과욕이며, 자체 기술력이 부족한 한국이 오히려 외국의 기술 지배를 당할 우려가 있다”며 “기존 전투기 개조 개발을 통해 부품 국산화, 핵심 기술 확보에 먼저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경태 세종대 항공우주학과 교수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가진 한국으로서는 독자적인 중간성능 전투기 개발에 나서는 것이 당연하다”며 “자주 국방 능력을 강화하고, 항공우주 산업을 발전시키는 방안으로서 새 플랫폼에 기반한 중간성능 전투기 개발을 찬성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군도 새 플랫폼 개발에 찬성하나, 이를 차세대 전투기(F-X) 선정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 공군은 성능이 상대적으로 나은 것으로 평가되는 F-35를 선호하고 있으나, 제조사인 록히드 마틴은 기술 이전을 해줄 수 없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 기종인 유로파이터 타이푼의 EADS 쪽에서는 기술 이전을 해주겠다고 제안하고 있다. 공군은 중간성능 전투기 자체 개발에는 찬성하지만, 기술 이전을 받기 위해 F-35 대신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선택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것이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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