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딱하게 앉아 있는 자세. 사진 출처 : 조선중앙TV, 1.29
“김정은 의식 별로 안해 1인자”
국방부 희한한 보도자료 입길
국방부 희한한 보도자료 입길
국방부가 북한의 장성택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이 북한의 실질적 최고 권력자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어 입줄에 올랐다.
국방부 정보본부는 31일 오전 갑자기 제목도, 형식도 없는 2장짜리 보도자료를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뿌렸다. 내용은 “올해 들어 장성택(당 부장)이 김정은(당 제1비서)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 자주 식별돼 북한 내 실질 권력자가 김정은이 아닌 장성택이라는 소문이 지속적으로 들린다”는 것이었다.
국방부는 이런 소문의 근거로, 첫째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를 통제하는 장성택 행정부장이 지난 26일 김정은 제1비서가 주관하는 국가안전 및 대외일군협의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 둘째 29일 제4차 당세포 비서대회에서 김 제1비서의 연설 때 장 부장이 다른 곳을 바라보거나 자세를 삐딱하게 했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김 제1비서의 연설 때 모습을 담은 <조선중앙텔레비전>의 동영상 갈무리 사진을 제시했다.
이어 국방부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 식별돼 장성택이 실질 권력자라는 소문이 점점 더 힘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 경험이 많은 장성택이 김정은 대신 북한을 통치할 경우, 지금보다 모든 부분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덧붙였다.
이 보도자료는 내용과 형식 모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내용도 그렇고 국방부가 이런 보도자료 내는 것은 하수 중 하수다. 김 제1비서와 장 부장을 이간질해서 얻을 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장 부장이 딴 데를 보거나 삐딱하게 앉았기 때문에 1인자라는 게 합리적 추론이냐. 장 부장은 김 제1비서의 충실한 2인자일뿐 독립적인 세력이라고 전혀 볼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김정은 연설간 다른 곳을 응시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조선중앙TV,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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