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림동욱 부부장 자작시 낭송
‘우리는 서울을 보았다/ 이국의 도시가 아니었다/ 평양과 똑같은 민족의 도시였다
우리는 한강을 보았다/ 이국의 강이 아니었다/ 대동강과 똑같은 강이었다
우리는 또한 남산을 보았다/ 보고 보아도 모란봉과 똑같은 산이었다/ 우리 민족의 정서가 짙게 살아 있었다
아, 북과 남은 하나구나/ 서울과 평양은/ 평양과 서울은/ 똑같은 우리 것/ 우리 민족의 것이로구나
쭈욱해도 단번에 너무도 쉽게 통하는/ 우리는 정말 통일로 살아야 할 하나로구나’(이상 시 전문)
8·15 민족대축전 북쪽 당국대표단으로 방문한 림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이 남쪽에서 ‘시인’으로 깜짝 데뷔했다.
림 부부장은 15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주최한 환영오찬에서 자작시 한 편을 낭송했다. 식사 도중 정 장관으로부터 ‘북에서 대남사업을 총괄하고 계시는 분’으로 소개를 받고 연단에 나온 림 부부장은 인사를 하며 윗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들었다. 그는 “어린 학생이 처음 국어시험을 보려고 학교에 나오는 심정으로 여러분 앞에 섰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직접 지은 시를 읽어 내려갔다. 참석자들은 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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