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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국정원장까지 육사 출신…외교·안보라인 강경 일변도 우려

등록 2013-03-03 19:54수정 2013-03-03 22:41

국정원장 후보 남재준 전 총장
군 출신 안보실장·국방장관에
박흥렬 경호실장도 육군 대장

남재준 전 육군참모총장이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지명돼 육사 출신 4성 장군들이 외교안보 라인의 주축을 이루게 됐다. 안보 위주로 사고하는 군부 출신 인사들이 외교안보 정책 라인에 대거 포진하면서 새 정부의 외교·통일·안보 정책 기조가 지나치게 강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일 남 전 총장을 국정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인 국가안보실장(김장수, 육사 27기)과 국방장관(김병관, 육사 28기)에 이어 국정원장까지 육사 출신 대장이 맡게 됐다. 외교부와 통일부, 외교안보 수석을 포함한 6명의 외교안보 라인 가운데 3명이 군 출신으로 채워졌다. 안보실장과 국정원장은 외교·통일 정책의 결정 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하는 자리다. 외교안보 라인은 아니지만 대통령과 접할 기회가 잦은 박흥렬 경호실장(육사 28기)까지 4명의 육군 대장이 박근혜 정부의 장관급 직책을 차지했다.

박 대통령이 육군 대장 출신들을 중용한 것은 일차적으로 안보 상황을 반영한 인선이란 분석이 많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국가안보 상황을 고려해, 국정 공백 없이 이런 문제에 면밀히 대처해나가기 위해 국정원장 등을 우선 내정했다”고 밝혔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도 “안보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에 군 출신을 중용했다고 본다. 이분들이 그렇게 강경파도 아니고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서 현안들을 잘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를 비롯해 군인들에게 둘러싸여 성장한 박 대통령의 성향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박, 악화된 안보상황 반영한 것”
아버지 영향 등 개인성향 분석에
‘김장수 견제용 인사’ 의견도

“정책 한 방향으로 흐를 위험 커”

그러나 육사 선후배 사이인 이들 4명은 비슷한 배경과 경험을 공유하고 있어서 동질적이고 배타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이들 4명 가운데 3명(남재준·김장수·박흥렬)은 육군참모총장을 거쳤고, 3명(남재준·김장수·김병관)은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냈다. 이런 점 때문에 북한과의 대화·협력을 기본으로 하는 통일부나 협상을 중시하는 외교부 쪽 목소리를 배척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이들의 참모진도 군 출신 위주로 짜일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집단 사고를 하면서 자기들끼리만 소통하면 외교안보 정책은 한 방향으로만 흐를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북한의 핵실험 때 새 외교안보 라인이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연다면 이번에 논란이 된 ‘선제타격’과 같은 강경한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기본적으로 외교안보는 당근과 채찍의 ‘두길보기’가 가능해야 하는데, 군 출신이 많아지면 ‘원칙적 대응’이라는 강경론이 지배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국가 안보나 정보 업무가 군인들이 득세했던 1960~1980년대와는 달라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남북관계가 군사·안보 중심에서 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또 정보 업무도 국내·대북 정보 중심에서 해외 정보로 확대돼 왔는데, 군 출신들은 아무래도 대북 정보에 치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외교안보 문제도 각 분야의 다양한 정보와 의견을 종합해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인사는 그런 가능성을 매우 줄인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이번에 남 후보자를 지명한 것이 김장수 안보실장 견제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외교안보 수석 위의 김 실장이 사실상 ‘외교안보 대통령’이 되는 게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방부의 다른 관계자는 “남 후보자는 김 실장의 육사, 육군 총장 선배이며 김 실장을 박 대통령에게 추천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김 실장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강해지는 것을 견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규원 조혜정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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