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감도는 출입사무소
개성공단으로 출경(한국→북한)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텔레비전 앞에 모여 방송 보도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간간이 스마트폰으로 북한 관련 뉴스를 검색하기도 했다. “개성공단으로 가지 말라”는 가족들의 우려 섞인 전화를 받는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3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도로 남북출입사무소(CIQ)에는 복잡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오전 내내 북한 당국의 출입 허가를 기다리던 개성공단 입주기업 임직원 400여명은 오전 11시20분께 결국 발길을 돌렸다. 개성공단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남쪽으로 돌아가는 것만 허용하겠다는 북한의 공식 입장이 전해지면서다. 이날 오후까지 개성공단으로 들어갈 인원은 총 484명이었다.
개성공단에서 속옷 생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전용우(57)씨는 “공단에 있는 우리 직원과 통화를 했는데 그쪽 분위기는 평소와 다르지 않다고 하더라. 하지만 최근 남북관계를 보면 이번 조처가 최소한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15일)까지 이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걱정했다.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있던 남쪽 노동자들은 주로 이날 오후에 귀환했다. 오후 3시에 입경(북한→한국)한 입주기업 직원 임숙(48)씨는 “공단 안은 과거와 크게 다른 점이 없다. 다만 평소엔 개성공단에서 나올 때 민간인 1명이 검색을 했는데, 오늘은 군인 4명이 나와 있었다”고 했다.
애초 이날 하루 개성공단에서 돌아올 인원은 446명이었다. 하지만 오후 5시까지 남쪽으로 돌아온 인원은 46명에 불과했다. 이는 북한이 한국인들의 입경(한국→북한)을 차단하면서 한국 직원의 교대가 불가능해진 상당수의 입주기업들이 개성공단에 가 있는 직원들을 그대로 체류시키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개성공단까지의 거리는 15㎞다. 지난 6년 동안 출입사무소에서 개성공단까지 차량을 운행해온 제갈문(60)씨는 “자동차를 타면 개성공단까지 20분이 채 안 걸린다”고 말했다.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거리지만, 지금 그 길목은 무겁게 가로막혀 있다.
파주/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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