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시위’ 마주달리는 북-미
북 “무자비한 작전 비준” 핵공격 가능성 언급
사거리 4천㎞ ‘무수단급’ 발사대로 옮긴 정황
북 “무자비한 작전 비준” 핵공격 가능성 언급
사거리 4천㎞ ‘무수단급’ 발사대로 옮긴 정황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첨단·전략 무기가 대거 동원된 것을 문제 삼아 미국을 상대로 다시 군사적 도발을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무수단급으로 추정되는 중거리 미사일을 동해안 쪽으로 이동시킨 정황이 포착됐다.
4일 북한의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담화를 발표해 한반도의 험악한 정세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며 날을 세웠다. 대변인은 “이 모든 험악한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의 자주권 침해를 시도하고 우리 체제를 붕괴시키려고 작정한 백악관의 미 행정부와 펜타곤의 군부에 있다. 우리의 최고사령부가 천명한 대로 강력한 군사적인 실전대응 조치들을 연속 취하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또 총참모부 대변인은 미국에 대한 핵공격 가능성도 언급했다.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분별없는 핵위협은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우리 식의 첨단 핵타격 수단으로 여지없이 짓부숴버리게 될 것이다. 우리 혁명무력의 무자비한 작전이 최종적으로 검토, 비준된 상태에 있음을 정식으로 백악관과 펜타곤에 통고한다.” 북한은 한반도에 이런 정세가 조성된 원인으로 미군이 비(B)-52, 비-2, 에프(F)-22, 핵잠수함, 구축함 등 전략·첨단 무기들이 한반도 상공과 동·서해에 전개한 일을 들었다.
한국 정부에 대해 총참모부 대변인은 “이명박의 전철을 밟고 있는 남조선(한국)의 현 당국자들과 군부에는 이미 우리의 경고 신호를 보낸 상태에 있다. 김관진과 같은 군부는 우리 혁명무력의 과녁으로 세울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폄하했다.
총참모부 대변인의 담화가 나온 이날, 북한에서는 사거리 3000~4000㎞인 무수단급 중거리 미사일이 동해 쪽의 미사일 발사대로 이동한 정황이 파악됐다고 군이 밝혔다. 군 관계자는 “중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한 미사일 기지에서 동해 쪽으로 이동한 정황이 군사·정보 부처에 포착됐다. 무수단급 중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무수단급 미사일의 사거리 최대 4000㎞로 괌의 미군기지에 다다를 수 있다. 괌은 이번 한-미 연합 훈련에 참가한 미국의 전략폭격기 비-52의 기지가 있는 곳이다.
무수단급 미사일은 2009년까지 50발이 실전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길이 12~18.9m, 지름 1.5~2m 규모다. 2010년 10월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군사행진에서 처음 공개됐으며, 아직까지 발사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군사·정보 기관은 이 미사일이 미국에 대한 압박과 무력시위 차원에서 배치된 것인지, 아니면 실제 발사하려고 하는 것인지를 판단하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발사한다면 지난해 장거리 로켓 발사 때처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15일 직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4월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을 앞두고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으나, 엄포를 놓은 것처럼 직접 미국을 상대로 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본다. 자신들의 일정표에 따라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는 차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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