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국방장관
김관진 국방장관이 불필요한 대북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김 장관은 1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키려는 관련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일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지 나흘 뒤이며, 북한이 “대화 여부는 한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내용의 답변을 내놓은 다음날이었다. 대화 가능성을 예의 주시해야 할 상황에서 김 장관은 가능성이 매우 낮은 전면전 징후를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전장이 좁은 한국에서 1950년과 같은 전면전이 다시 일어날 경우 전쟁의 승패와 관계없이 한반도는 파멸적인 상태가 될 것으로 우려한다.
김 장관의 과격·강경 발언은 이번 긴장 고조 상황에서 여러 번 반복됐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는 “개성공단과 관련해 만약 어떤 ‘사태’가 생기면 군사조치와 더불어 만반의 대책도 마련돼 있다. 북한이 도발하면 전방은 5일 이내에 (북한의) 70% 전력을 궤멸시킬 수 있는 태세가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이날은 북한이 개성공단으로의 진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당일이었다. 당시 개성에는 123개 한국 기업의 임직원 800여명이 머물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군사조치’부터 꺼내든 발언은 성급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김 장관은 지난달 30일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도 “북한의 도발시 우리의 모든 전력뿐 아니라, 미국 본토의 (미군) 전력까지 동원해 일거에 제압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단호한 의지의 표명이라고는 해도,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우려가 있는 발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5일은 북한의 최대 명절이었고 대화 분위기가 잡혀가는 상황이었는데, 국방장관이 ‘전면전’을 언급한 것은 부적절했다. 국방장관은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이므로 군 통솔력뿐 아니라 정무적 감각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폭발물에 범인 지문 묻어 있을 수도”
■ 윤진숙 장관후보 감싸안느라…박 대통령 ‘정치적 고립’ 양상
■ ‘중소기업 7년 노력’ 거저먹으려는 대기업
■ 세계에서 가장 편한 의자 “비결은 노동자의 행복”
■ [화보] 아수라장으로 변한 보스톤 폭발 사고 현장
■ “폭발물에 범인 지문 묻어 있을 수도”
■ 윤진숙 장관후보 감싸안느라…박 대통령 ‘정치적 고립’ 양상
■ ‘중소기업 7년 노력’ 거저먹으려는 대기업
■ 세계에서 가장 편한 의자 “비결은 노동자의 행복”
■ [화보] 아수라장으로 변한 보스톤 폭발 사고 현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