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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한이 쏜 건, 미사일? 방사포?…오락가락 국방부

등록 2013-05-20 20:16수정 2013-05-21 10:46

북한이 18일 동해 북동쪽으로 KN-02급 단거리 유도탄 3발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KN-02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원형인 구 소련제 SS-21 스캐럽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  뉴스1
북한이 18일 동해 북동쪽으로 KN-02급 단거리 유도탄 3발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KN-02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원형인 구 소련제 SS-21 스캐럽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 뉴스1
국방부 “발사체→단거리 미사일, 대구경 로켓 가능성”
북한 조평통, 미사일 뜻하는 “‘로켓’ 발사 훈련” 주장
미사일은 유도장치 사용, 방사포는 사용하지 않는 점 차이
북한이 사거리 200㎞ 방사포 시험했다면 남한에 위협될 수 있어
북한이 18~20일 사흘간 원산 부근에서 동해로 쏜 6발은 미사일일까? 아니면 신형 방사포(다중발사로켓)일까? 이에 대한 판단이 국방부와 북한의 발표에 따라 오락가락하고 있다.

18일 북한이 3발을 처음 쐈을 때 국방부는 이것이 사거리 120㎞ 정도의 단거리 유도탄(미사일)인 KN-02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나 국방부의 태도는 19일 오후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것을 미사일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이름을 ‘발사체’로 바꿔 불렀다. 또 사거리가 100㎞ 이상 되는 신형 300㎜ 방사포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20일 오전에도 국방부는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거론했다. 국방부의 김민석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쏜 것은) 단거리 미사일 가능성, 그리고 그와 비슷한 탄도 궤적을 가진 대구경 로켓일 가능성이 있다. 대구경 로켓은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개발 중이거나 일부 개발했기 때문에 북한도 실전 배치한 것은 아니고, 개발 중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에 미사일로 판단하던 이 발사체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열어둔 점이나, 방사포를 뜻하는 대구경 로켓에 대해 설명한 점으로 볼 때 방사포 쪽에 무게를 싣는 것은 명확해 보였다. 김 대변인은 “두 가지 가운데 어떤 것이 더 가능성이 높은지에 대해 파악하고 있으나, 밝히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방부의 한 관리도 “이 문제와 관련해 언론에서 (미사일이라고) 오보를 하도록 그냥 둘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해 사실상 방사포일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북한의 발표는 다시 혼란을 일으켰다.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0일 서기국 보도를 통해 “18일과 19일에 있은 우리 군대의 ‘로켓’ 발사 훈련을 악랄하게 걸고 들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미사일 부대를 ‘전략 로켓 부대’라고 부르기 때문에 통상 로켓은 ‘미사일’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한편으로는 미사일뿐 아니라, 방사포도 로켓(추진체)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로켓이 미사일을 특정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북한의 표현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점도 있다. 지난해 12월12일 북한이 발사한 추진체와 관련해 북한은 ‘인공 지구위성’이라고 주장했지만, 정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한겨레>에서는 ‘장거리 로켓’이라는 중립적 표현을 썼다.

미사일 발사와 방사포 발사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미사일이나 방사포나 로켓 기술을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미사일은 유도장치를 사용하고 방사포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다르다. 이번이 미사일 발사일 경우는 기존의 KN-02 미사일 발사거나 이를 개량하려는 시험 발사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것은 미국, 일본 등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작은 편이다. 북한은 올해 2월10일과 3월15일에도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것이 방사포라면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왜냐하면 이것이 북한이 기존에 보유한 170㎜ 자주포(이동포)나 240㎜ 방사포보다 구경이나 사거리가 큰 300㎜ 이상의 방사포일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300㎜ 정도의 방사포 사거리는 최대 200㎞로 기존에 북한이 보유한 자주포와 방사포의 최대 사거리 40~65㎞보다 3~5배나 더 길다. 사거리가 200㎞라면 평택의 미군 기지는 물론 대전 부근의 계룡대까지 모두 사거리에 포함된다. 300㎜ 이상의 방사포는 러시아와 중국에서 개발중이거나 일부 배치됐으며, 북한은 두 나라의 기술을 개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실제로 사거리 200㎞의 방사포를 개발해 시험했다면, 이것은 상당한 위협이 된다. 북한은 현재까지 미사일을 1000기가량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방사포는 그보다 비용이 저렴해서 더 많은 수량을 보유할 수 있다. 이에 대응하는 한국의 미사일은 1000기 미만이고, 장거리포인 케이(K)9 자주포의 사거리는 40㎞에 불과하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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