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기종 경쟁…7월께 선정
총사업비 8조3000억원(상한 9조9600억원)이 투입될 제3차 차기 전투기(F-X) 사업의 가격 입찰이 다음주부터 시작된다. 최종 기종 선정은 7월께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사업에 뛰어든 세 업체는 모두 판매가의 50% 이상을 기술 이전과 한국 부품 구입 등에 사용하겠다는 절충 교역 제안을 내놓았다.
10일 방위사업청 백윤형 대변인은 “절충 교역 협상을 거의 마무리하고 다음주 초에는 가격 입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입찰에서 사업자가 선정되면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주재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이 결과를 승인한다. 이르면 7월, 늦어도 8월엔 차기 전투기가 최종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선정된 전투기는 2017~2021년 5년에 걸쳐 모두 60대가 도입된다.
방사청은 절충 교역 협상에선 록히드마틴의 F-35A, 보잉의 F-15SE,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유럽항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3 등 세 기종이 모두 ‘판매가격의 50% 이상’이라는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절충 교역은 무기를 구매할 때 가격의 일부만큼 기술을 이전받거나 국내의 무기·부품을 판매하는 교역 형태를 말한다.
절충 교역에서 유럽항산은 전투기 기술 이전 분야에서 큰 강점을 보였다. 유럽항산은 한국이 구매할 차기 전투기 60대 가운데 53대를 한국에서 최종 조립·생산하고, 항공전자 소프트웨어 소스코드 등 기술을 이전하며, 수십억유로어치의 국내 부품을 구매하겠다고 제안했다. 유럽항산은 절충 교역 외에 20억달러(2조2000억원)를 한국형 전투기 사업(보라매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보잉은 국내 항공산업과의 협력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국내 항공업체에서 생산하는 수십억달러의 국내 항공업체 부품을 구매하고, 합성전장모의(LVC) 시스템을 구축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 시스템은 우리 군의 임무 시스템과 연계해 모의 전장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첨단 장비다.
록히드마틴도 합성전장모의 시스템을 구축해주고, 한국군의 독자적 통신위성 사업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록히드마틴은 절충 교역 가운데 기술 이전과 관련한 제안이 가장 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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