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라인은 열어놓고 있다” 기존 입장 되풀이
북한의 북-미 고위급 회담 제의에 대해 미국은 대화를 우선시하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준수하겠다는 행동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각) “미국은 대화를 선호하며, 사실 북한과 대화 라인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리(미국)는 한반도 비핵화에 다다를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협상을 원한다. 그러려면 북한이 유엔 결의안 등 국제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며 “우리는 북한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의 회담 제의에 대한 미국의 첫 공식 반응이다.
북-미 대화나 협상이 진행되려면 북한이 먼저 진정성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큰 변화는 보이지 않았지만, 대화의 의지는 강조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 강조를 미국 정부가 긍정적으로 보긴 하겠지만, 북한과 곧바로 직접 대화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동안 미국이 북한에 요구해온 대화를 위한 ‘선행 조처’들이 이행됐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성명이 나오기 하루 전인 14일 한 강연에서도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대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진지하고 의미있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북한이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는 9·19 공동성명의 핵심 목표를 달성한다는 약속을 지킬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말하는 비핵화를 위한 조처란 2·29 합의 당시 약속했던 사항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북한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우라늄 농축 활동을 일시 중지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를 허용하는 조처를 하기로 한 바 있다. 미국은 또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남북관계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북한의 북-미 회담 제안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미국 정부의 반응과 그에 따른 북한의 후속 조처를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나타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16일 “북한의 북-미 회담 제안은 미국 정부가 대응할 문제이고, 정부는 일단 미국 정부의 대응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석진환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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