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군 사이버사령부 아이피로 올린 관련 자료를 모니터로 보여주며, 김관진 국방부장관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김경호기자jijae@hani.co.kr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남북의 최근 군사력 수준과 관련해 “남한 단독으로 전쟁해도 북한은 멸망한다”고 했다가 “한국의 전력이 북한의 80% 수준”이라고 말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내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김 장관은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질의에 출석해 “우리가 단독으로 전쟁하면 북한을 충분히 응징할 수 있느냐”는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 (남북이) 전쟁하면 북한은 결국 멸망하게 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또 김 장관은 2013년 북한의 국방 예산이 한국 돈으로 ‘1조원’에 불과해 34조원이 넘는 한국이 34배나 더 크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런 답변은 지난 5일 조보근 국방부 정보본부장이 국정감사에서 “(미군 없이) 남북이 1 대 1로 붙으면 진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킨 일을 진화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김 장관은 남북의 전력을 묻는 다른 질문을 받고는 “우리 전력은 북한의 대개 80% 수준”이라고 말해 혼란을 불렀다. 앞뒤 발언을 연결하면 북한의 80%밖에 안 되는 전력을 가지고도 한국군 단독으로 북한을 멸망시킬 수 있다고 장담한 셈이다. 더욱이 한국의 1년 국방비가 북한의 34배에 이르고, 30년 이상 누적된 국방비의 규모를 감안하면 그 차이가 천문학적인데도 한국 전력이 북한의 80%밖에 안 된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김 장관의 이런 발언은 사실과도 다른 것이다. 한국국방연구원이 조사한 남북의 전투력 지수는 2004년 남한이 북한의 88% 정도였으나, 2009년 110%로 이미 상당히 앞선 것으로 나타나 있다. 더욱이 국방부 산하인 국방연구원의 평가는 국방 예산 등을 감안한 것이어서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데도 그 정도다. 예를 들어, 군사력 평가 인터넷 사이트인 ‘글로벌 파이어파워’를 보면, 2013년 종합 군사력에서 한국은 세계 8위, 북한은 29위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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