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 연합뉴스
리동일 유엔대표부 차석대사 기자회견서
로버트 킹 북한 방문은 불허 입장 밝혀
로버트 킹 북한 방문은 불허 입장 밝혀
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4일(현지시각) 미국이 새로운 방식으로 북한의 정권 교체를 노리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정권 교체를 하려는 어떤 시도도 금지선(레드라인)을 넘는 것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의 북한 방문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리 차석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은 이른바 북한 인권 이슈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적대시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을 정치적으로 제거하고,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며, 군사적으로 말살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최종적으로 정권교체를 시도하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리 차석대사는 이어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에 이미 금지선을 그어놨다”며 “미국은 이걸 넘어서는 안 된다. 넘을 경우 우리가 어떤 대응조처를 취할지 미국은 알고 있다”고 경고했다. 금지선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핵 이슈, 인권 이슈 등 북한 정권교체를 의도한 술책들”이라고 말했다.
특히, 리 차석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의 노동미사일 발사에 부당한 대응 조처를 취할 경우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그는 북한 외무성이 지난달 30일 관련 성명을 낸 것을 상기시키면서, “우리는 통상적인 로켓 발사 훈련을 했다. 왜 유엔 안보리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군사훈련으로 긴장을 조성하는 것은 묵과하고 있는가”라며 안보리가 내놓은 ‘언론설명’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우리가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실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어떤 게 있을지는 기다려보라”고 말했다.
리 차석대사는 “미국은 북한 인권 문제 운운하며 갈수록 심한 소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에 앞장서온 사람이 바로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인 만큼 킹 특사의 북한 방문을 결코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긴장 조성의 책임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에 있다면서 “미국은 북한에 대한 도발적 행동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악화시키고 이를 이용해 군사동맹과 군사 주둔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북한 무인기 사건을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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