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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박 대통령 전향적 변화할까…5·24조치 해제가 ‘가늠자’

등록 2014-10-05 20:26수정 2014-10-05 21:37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4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북한 선수단이 입장하는 동안 홀로 자리에 앉아 있다  인천/공동취재사진 연합뉴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4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북한 선수단이 입장하는 동안 홀로 자리에 앉아 있다 인천/공동취재사진 연합뉴스
북 실세 3인방 전격 방문 이후 남북관계는?
청와대, 교착관계 돌파구 ‘의지’

체육행사 참석한 북 황병서에
김관진 실장 상대역 나와
박 대통령과의 면담 주선까지

실질 성과로 이어질진 미지수

‘신뢰구축 먼저’ ‘북 선조처 필요’
박 대통령, 원칙론 접을지 의문
대화 중시 ‘2기 안보라인’ 시험대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에 이어 남북이 고위급 접촉 재개에 합의하면서, 향후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어렵게 열린 남북간 대화 국면을 어떤 전략으로 대처해나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내부적으로 장기간 소강상태였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통일 대박론’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대외적으로는 “북한 대표단 방남과 관련해 특별히 밝힐 입장이 없다”며 신중론을 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관계는 일희일비할 일도 아니고, 과거 경험으로 보더라도 상대의 속내를 차분하게 파악해보는 게 우선이라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5일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관련 부처와 함께 이번 최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배경과 의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데 촉각을 곤두세웠으며, 김기춘 비서실장도 이날 오후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해 여론의 동향 등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북한 대표단의 방남 통보 이후 대처를 보면, 청와대도 이번 기회를 통해 8개월여간 막혀 있던 남북관계의 ‘물꼬’를 터보려는 의지를 비교적 적극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남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의 격에 맞게 외교안보 분야 컨트롤타워인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을 곧바로 카운터파트로 내세운 게 대표적이다. 또한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함께 지난 2월 열린 1차 남북 고위급 접촉 때 수석대표로 활약한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오찬에 함께 나선 점도 청와대가 중심이 돼서 남북관계를 끌어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쪽 대표단이 먼저 박 대통령과의 만남을 주선할 뜻을 전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 곁에서 일어나 박수치던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김 실장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킨 뒤 북한 선수단을 향해 박수치고 있다. 인천/공동취재사진 연합뉴스
그 곁에서 일어나 박수치던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김 실장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킨 뒤 북한 선수단을 향해 박수치고 있다. 인천/공동취재사진 연합뉴스
청와대의 이런 적극적인 태도는 남북간 교착 국면이 장기간 이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최근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달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박 대통령이 북한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한 뒤 북한의 정면 반발은 물론, 집권 여당과 국내 보수언론 등에서도 남북관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이명박 정부 당시 천안함 사건 이후 이뤄진 대북교류 제한 조처인 ‘5·24 조치’를 이제는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새누리당 및 정부 내부 그리고 재계에서도 한꺼번에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앞으로 좀처럼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르면 이달 말로 예정된 2차 고위급 회담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은 민생이나 환경·문화협력 등 비정치적인 분야부터 신뢰를 쌓아나가자는 제안인데, 북한은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먼저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남한의 보수세력들은 천안함 문제과 금강산 관광객 피살 등에 대한 북의 선조처를 주장하는 등 첨예한 이해관계를 아우를 수 있는 ‘묘수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박 대통령은 지금껏 ‘원칙’을 강조하며 남북관계 개선의 여지를 스스로 차단해왔는데, 박 대통령이 그런 태도를 바꿔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청와대 안팎에선 이번 고위급 대화가 ‘2기 외교안보라인’의 역량을 평가해볼 수 있는 시험대라는 시각도 있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김관진 국방장관’ 등 육사 출신 대북 강경라인이 주도한 지난 1년6개월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병기 국정원장과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 등 비교적 대화를 중시하는 외교부 출신이 보강된 참모진이 박 대통령에게 어떤 조언을 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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