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소명기회 요구는 수용
현대그룹은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의 거취와 관련해, ‘대표이사직 복귀 불가’라는 기존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다만 이번주 안에 그룹 고위관계자가 현정은 회장을 대신해 김윤규 부회장과 만나 개인비리 혐의에 대한 소명을 듣고 대북사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자리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21일 “그룹 주요계열사 사장 등이 참석하는 임원간담회를 열어 김 부회장 거취 문제를 논의한 끝에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김 부회장이 지난 20일 기자들에게 한 얘기는 대표이사직 복귀 요구로 보기 어렵지만, 어쨌든 이 문제를 좀더 명확히 해 둘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방침을 다시 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그룹은 또 개인비리와 관련한 소명 기회를 달라는 김 부회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번주 안에 최용묵 그룹 경영전략팀장(현대엘레베이터 사장)이 김 부회장을 만날 방침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두 사람의 만남은 김 부회장에게 개인비리에 대한 내부감사 보고서를 보여주고 해명을 듣는 자리이겠지만 김 부회장이 대북사업 추진과 관련해 합리적인 요구를 하면 적극 검토할 수 있다는 게 현 회장의 방침이기도 하다”면서 “하지만 대표이사직 복귀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김윤규 부회장은 전날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대북사업을 돕기 위해서는 여건이 갖춰져야 하는데, 곁다리로 컨설팅하고 자문하고 돌아다녀서야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나”며, 사실상 대표이사직 복귀를 요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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