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의장, 국정감사서 밝혀
기존 설명 뒤집어…은폐 의혹 일어
기존 설명 뒤집어…은폐 의혹 일어
지난 7일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에서 발생한 남북 함정 간 ‘사격전’ 때 해군 함정이 북한 경비정을 향해 조준·격파사격을 시도한 것으로 13일 밝혀졌다. 군 당국이 과도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윤희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지난 7일 남북간 사격전과 관련해 ‘당시 격파사격을 했느냐’는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의 질의에 “격파·조준사격을 했으나 북한 함정이 북방한계선 북쪽으로 돌아가 주변 어선들과 섞여 더 이상 조치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해군이 북방한계선 월선을 이유로 북한 함정을 겨냥한 조준·격파사격을 시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당시 북한 경비정의 37㎜ 함포는 사거리 8㎞로 남북 함정간 거리(8.8㎞)에 못 미쳐 해군 함정에 위협이 되지 못했다.
논란을 빚자 합참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사건 당시 우리 해군 유도탄고속함 1척이 76㎜ 함포 5발로 경고사격을 하자 북한 경비정도 37㎜ 함포 수십발로 대응사격을 해왔다”며 “이에 유도탄고속함과 주변에 있던 고속정 2척이 76㎜ 함포 14발, 40㎜ 함포 80발로 격파사격을 포함한 대응사격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북한 경비정이 곧바로 북방한계선을 넘어서 돌아가 피해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원식 합참 작전본부장은 또 ‘격파사격을 하다 불발탄이 발생해서 (우리 함정이) 뒤로 빠진 것 아니냐’는 김 의원의 추가 질의에 “맞다”고 답변했다.
이날 최 의장의 설명은 기존 합참 설명과 달라,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합참은 사건 당시 “해군 유도탄고속함이 경고사격과 대응사격을 했다”며 “조준사격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최 의장은 “조준·격파사격을 시도했다”고 말을 바꿨다. 불발탄 발생 사실도 사건 당시 설명에는 없던 내용이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