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내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사병들이 주로 이용하는 복지시설은 줄이거나 소폭으로 늘린 반면, 골프장(체력단련장), 민영콘도회원권 매입 등 고위 간부들을 위한 시설에 대한 예산은 대폭 증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발간한 <201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를 보면 국방부는 군인복지기금 중 장병 복지시설 확보사업 예산으로 2014년 418억2000만원에서 34.8% 증가한 563억5300만원을 편성했다. 이처럼 예산이 늘어난 이유는 오산체력단련장 건립(89억원 증액), 계룡스파텔 대온천탕 리모델링사업(신규 33억원), 민영 콘도회원권 매입(20억원 신규), 일반전초(GOP) 간이농구장 건립(신규 68억원) 때문이다. 이중 증액 예산 220억3800만원 중 간이농구장을 빼면 체력단련장, 대온천탕, 콘도 등은 모두 군 간부나 군가족들이 사용하는 시설로 이 예산이 전체의 65%를 차지한다.
군부대 안에 있는 피엑스. 국방부 블로그 동고동락 화면 갈무리
이와 대조적으로 “병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복지회관 개선사업(10억원 증액), 노후 마트 환경개선사업(7억8400만원 감액) 은 전년 대비 소폭 증액되거나 감액됐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이와 함께 장병들의 전·출입, 전역, 휴가 때 소요되는 장병여비 지원액(642억1300만원)이 과소 편성된 점도 지적됐다. 여비 지원 예산은 최근 5년동안 매년 28억~67억원 가량이 부족해 진료지원, 의무장비 수리, 의무물자 확보사업 예산 등에서 끌어다 썼다. 보고서는 “올해도 8월 말 기준으로 예산액에 비해 73.3%를 집행했다”며 “열악한 군 의료 여건 개선을 위한 사업 예산이 장병여비 지원으로 전용·지출되고 있어 (장병여비 지원에) 적정 규모의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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