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유출 등 이유로 막아
한국, 합의 못지켜 군사외교 난처
한국, 합의 못지켜 군사외교 난처
한-중 국방협력 확대 차원에서 추진된 국산 고등훈련기 T-50의 중국 에어쇼 참가가 미국의 제동으로 결국 불발됐다.
국방부 당국자는 2일 “공군의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중국 광둥성 주하이에서 열리는 에어쇼에 참가해 T-50 고등훈련기로 시범비행을 할 계획이었으나 막판 불참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런 결정은 미국의 기술과 부품이 들어간 기체가 적성국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미국이 기술 유출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걸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T-50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록히드마틴사의 지술 지원을 받아 개발해 제작한 초음속 훈련기다. 국방부 당국자는 “T-50에는 미국의 일부 핵심기술이 포함돼 있어 미국 무기수출통제법, 국제무기거래규정 등 관련 규정의 적용을 받게 된다”며 “수출할 때 미국의 승인이 필요하며 적성국으로 들어갈 때도 미국의 양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블랙이글스의 주하이 에어쇼 참가는 지난 7월 열린 한-중 국방전략대화에서 양국 군사교류 강화 차원에서 합의된 사안이었다. 그러나 한국이 결국 미국의 양해를 얻지 못해 블랙이글스를 파견할 수 없게 돼 외교적으로 난처하게 됐다. 미국이 무기수출도 아닌 시범비행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방부 당국자는 “공군 참모차장을 대표로 하는 대표단 파견과 홍보 부스 설치 등은 애초 계획대로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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