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 실무진 접촉 결과
북 “윗분 뜻 받들어 방문 환영”
“방북시기 내년으로” 관측 나와
북 “윗분 뜻 받들어 방문 환영”
“방북시기 내년으로” 관측 나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육로로 평양을 방문하게 됐다. 관심사였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면담 가능성과 관련해선 북쪽이 일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온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방북이 올해 안에 이뤄질지는 불투명해졌다.
이씨의 방북은 지난 8월 북쪽이 개성공단에서 김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화환을 전달했을때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김정은 제1비서의 이 여사 방북) 초청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이씨는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방북했을 당시 김 제1비서를 만난 자리에서 방북 초청을 받았다.
제일 큰 관심사는 이씨가 방북 시 김 제1비서를 만나느냐의 여부다. 이씨 쪽을 대표해 21일 실무접촉에 나선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전 문화부 장관)은 김 제1비서 면담을 사실상 정식으로 요청했다고 말했다. 북쪽은 명확한 답을 내놓지는 않았다고 한다. 다만, 몇몇 언급들을 두곤 긍정적 신호를 보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쪽 실무진을 이끈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윗분의 뜻을 받들어서 나왔다”고 말한 대목이 함축적이라는 것이다. 김 원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거기서 윗분 뜻을 받들어 나왔다고 했고, 평양 방문을 환영한다고도 했다. 숙소도 (국빈급 외국 인사들의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로 확정했다”며 “확답은 없었지만, 주고받는 속에서 감으로 알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했다.
시기는 이번에 합의하지 못했다. 이씨 쪽에선 북쪽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 기간 이씨를 초청할 경우, 자칫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 조문 논란에 휩싸여 방북의 뜻이 퇴색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원장은 시기 문제를 놓고 북쪽과 이견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 시기와 관련해 그쪽에선 ‘가급적 빨리 오시면 좋다’면서 ‘남쪽에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먼저 얘기해보시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그래서 우리는 겨울이니까 여사님 건강상태 등을 의사들과 의논해 다시 시기를 정하자고 했고, 그쪽에서 그러자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음주 초쯤 북쪽에 다시 2차 실무접촉과 관련한 연락을 할 생각”이라며 “현재로선 우리가 선호하는 시기는 없고, 여사님의 뜻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11월 중 방북은 사실상 어려워진 만큼, 논란 가능성이 있는 12월을 넘겨 내년으로 방북 시기를 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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