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한기총 요청 수용…북한 반발할듯
서부전선 최전방 김포 애기봉 전망대에 성탄트리가 다시 설치된다. 북한의 반발이 예상돼, 가뜩이나 꼬인 남북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올해 성탄절 전후로 남북평화를 기리기 위해 애기봉에 임시 성탄트리를 설치하고 점등 행사를 하겠다고 요청했다”며 “평화를 기원하는 점등 행사라는 취지와 종교활동 보장 차원에서 요청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23일부터 내년 1월6일까지 점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성탄트리는 지난 10월 해병대가 철거한 등탑 자리에 9m 높이로 설치된다. 북한은 그동안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에 대해 “대북 심리 모략전”이라며 비난해 이번에도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애기봉을 관할하는 해병 2사단은 지난 10월15~16일 이틀에 걸쳐 “철탑이 노후화해 안전사고의 위험이 크다”며 철탑을 철거한 바 있다. 1971년 애기봉 전망대에 18m 높이로 설치된 철탑은 철거 전까지 연말이 되면 점등돼 성탄트리 구실을 해왔다. 애기봉 철탑 점등 행사는 남북이 2004년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군사분계선(MDL) 지역의 선전활동 중지 등에 합의함에 따라 중단됐으나,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건 이후 다시 허용됐다. 다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2011년 연말에는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예정됐던 점등 행사를 다시 취소한 바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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