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TV‘는 9일 공개한 장국화(왼쪽) 학생의 모습. 우리민족끼리TV 연합뉴스
5명은 공개안해…‘처형설’ 진위 두고봐야
최근 국내 북한인권운동단체 ‘물망초’가 제기했던 탈북 청소년 9명의 처형설을 북한이 공개 반박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9일 ‘공화국 품으로 돌아온 9명 청소년들의 그 후’라는 동영상을 통해 탈북 청소년들의 최근 모습을 공개하고, 이들이 현재 북한에서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탈북 청소년들은 지난해 5월 한국으로 오려다 라오스에서 강제 북송됐다. 북한은 이들을 평양 내 보육원 등에 보내 학업을 이어가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1일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은 9명 가운데 문철과 백영원 등 2명이 처형당하고 7명도 수용소로 보내졌다며 ‘보복 처형설’을 폈다. 이날 동영상 공개는 이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북한은 동영상에서 “남조선 괴뢰들에게 납치됐다가 공화국의 품으로 돌아온 9명의 청소년들 중 문철, 정광영, 류광혁, 박광혁은 영웅혜산시제1중학교에서 공부하고 있고, 백영원은 함흥사범대학 예능학부에서 자기의 재능을 마음껏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웅혜산시제1중학교는 양강도 내 영재학교로 꼽힌다. 동영상은 또 “리광혁, 류철룡, 장국화, 로정영 학생은 금성제1중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며 이들이 수업받는 모습과 인터뷰 등을 공개했다. 금성제1중학교는 예술과 정보통신(IT) 분야 영재를 양성하는 평양 학교다.
북한이 탈북 청소년 근황을 공개한 것은 최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주장이 제기되는 등 국제사회의 인권 압박이 강화되는 상황에 적극 대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이 이날 실제 모습을 공개한 청소년은 4명뿐이어서, 처형설 진위는 좀 더 두고봐야 가려질 전망이다.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동영상을 ‘1회’라고 소개해, 후속으로 나머지 5명의 모습을 공개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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