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신은미(왼쪽)씨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 10일 오후 전북 익산시 신동성당에서 열릴 토크 콘서트를 앞두고 “토크 콘서트는 통일운동의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4.12.10 / 익산=연합뉴스
북한을 다녀온 여성들이 소감 등을 말하는 ‘부산 토크 콘서트’가 전격 취소됐다.
부산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부산민권연대)는 11일 저녁 7시30분부터 민주노총 부산본부에서 열려던 평화통일 콘서트 ‘평양에 다녀왔수다’를 취소한다고 이날 아침 밝혔다. 부산민권연대는 입장권을 사전 예약한 시민들한테 행사 취소 사실을 알리면서 환불 절차를 밟고 있다.
부산 토크콘서트가 취소된 것은 10일 저녁 전북 익산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이 인화물질이 든 냄비에 불을 붙여 연단으로 던지면서 앞쪽에 앉아있던 참가자 2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자 토크콘서트 출연자들이 신변에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다.
부산시재향군인회·부산상이군경회 등 보수단체들이 이날 저녁 7시 민주노총 부산본부 옆 부산시민회관 광장에서 방북여성 토크콘서트 반대 집회를 연 뒤 토크콘서트가 열리는 곳으로 이동해 행사를 저지하겠다고 밝힌 것도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10일 오후 전북 익산시 신동성당에서 열린 재미동포 신은미씨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 진행하는 토크 콘서트에서 10대 학생이 인화성 물질이 든 냄비를 가방 안에서 꺼내 불을 붙인 뒤 연단 쪽으로 향하다가 다른 관객에 의해 제지됐다. 2014.12.10 익산=연합뉴스
부산민권연대는 애초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부산상공회의소 대강당에서 재미교포 신은미씨와 2005년 문화유적을 참관하러 방북했다가 평양에서 둘째딸을 낳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 방북 소감을 말하는 토크콘서트를 열려고 했다. 하지만 부산상공회의소가 먼저 대관을 신청한 단체가 있다는 이유로 장소를 불허하자 민주노총 부산본부 2층 강당으로 장소를 옮겼다.
신씨 등은 지난달 19일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대전·대구·익산·부산에서 토크콘서트를 열기로 했으나 보수단체의 압력과 테러 위협에 마지막 부산 행사를 끝내지 못하고 전국 순회를 마무리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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