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안치 금수산궁전 광장에서 이례적인 대규모 추모행사 열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맨 앞 오른쪽)이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3주기를 맞아 당·정·군 고위 간부들과 함께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있다. 지난해 2주기 참배 때 검은색 정장 차림이었던 리설주(맨 앞 왼쪽)는 올해 검은색 상복을 입고 나왔다. 조선중앙텔레비전 연합뉴스

김정일 3주기 추모대회

김정은, 리설주와 함께 참배
처형된 장성택 부인 김경희는 불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했다. 추모대회는 이례적으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대규모로 진행됐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김 제1비서가 부인 리설주와 당·정·군의 주요 간부를 동행하고 김 위원장의 주검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전했다. 김 제1비서는 리설주와 함께 당·정·군 간부들을 거느리고 금수산태양궁전 계단을 걸어 올라가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입상 앞에서 허리를 굽혀 참배했다. 김 제1비서는 걸을 때 약간 다리를 절었으나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진 모습이었다. 리설주는 1·2주기 때 정장 차림을 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검은색 상복 차림으로 김 제1비서와 나란히 참배에 나섰다. 지난해 말 처형된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의 부인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참배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박봉주 내각 총리,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기남·최태복 당 비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등이 동행했다. 동행한 당·정·군 간부들의 의전서열은 지난해와 큰 변화가 없었다. 일부에서 경질·처형설을 제기했던 최부일 인민보안부장과 김경옥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열린 중앙추모대회는 김 제1비서가 금수산태양궁전 옥외 주석단에 자리를 잡은 가운데 수만명의 군인과 주민들이 참석했다. 과거 김정일 위원장의 1, 2주기 추모대회가 평양체육관 실내에서 치러진 점에 비춰보면, 북한이 ‘3년 탈상’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새벽부터 텔레비전과 라디오로 특별방송을 내보내며 추모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조선중앙TV>는 이날 0시에 추모사 낭독 방송을 시작으로, 새벽 2시20분부터는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이 있는 평양 만수대언덕에서 북한 주민들이 참배하는 모습을 중계했다.

손원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