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추진해온 5월 방북과 관련해, 최근 센터 쪽이 사전 접촉을 제안한 데 대해 북쪽이 “추후 연락하자”면서도 “이 이사장이 오시는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은 26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정부 승인을 받아 북쪽에 이희호 여사 방북을 위한 사전접촉을 개성에서 하자고 팩스로 제안했다”며 “북쪽은 ‘지금은 상황이 복잡하니 추후 연락하자. 이 여사가 오시는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지난주에 답변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아마도 북쪽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기간 중이고 개성공단 임금 문제가 걸린 상황에서 개성 접촉에 나오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며 “연합훈련이 24일 끝났으니 이달 말이나 5월 초쯤까지 북쪽 답변을 기다려보고 연락이 없으면 우리 쪽에서 다시 연락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이사장의 방북 시기에 대해 “김정은 북쪽 노동당 제1비서가 5월9일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다는 이야기도 있어 5월 말로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작년 말 김 제1비서가 직접 친서로 이 여사를 초청했기 때문에 이 여사가 김 제1비서를 만나느냐, 마느냐는 협의할 것도 없다”며 이 이사장의 김 제1비서 면담을 기정사실화했다.
이 이사장의 5월 말 방북이 성사되면 꽉 막힌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나온다. 정부도 한-미 연합훈련 종료를 계기로 당국 간 대화채널 가동과 민간교류 활성화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이 이사장의 방북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지에도 눈길이 쏠린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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