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당국자 밝혀
‘회담 재개 조건’ 대폭 낮춰
예전엔 “2·29약속 이행해야 재개”
“8월까지가 기회” 발언도
‘회담 재개 조건’ 대폭 낮춰
예전엔 “2·29약속 이행해야 재개”
“8월까지가 기회” 발언도
정부 고위 당국자가 5일(현지시각)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사전 조처들을 취하지 않아도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 주목된다.
이 당국자는 미국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초기 조처들을 취하겠다는 분명하고 구체적인 신호를 보이면 공식적인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1년 전에는 북한이 비핵화 초기 조처들을 취하면 그 다음에 6자회담 재개 여부를 논의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런 입장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과 미국이 그동안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시험 유예, 영변 핵시설 동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 2·29 합의 당시 약속들을 북한이 사전에 이행해야 6자회담 재개가 가능하다는 태도에서 대폭 후퇴한 것이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신호를 보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북한이 6자회담 과정을 통해서 비핵화 초기 조처들을 취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신고·검증을 포함한 비핵화 조처들을 취해 나간다는 확신을 우리에게 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부터 오는 8월까지의 기간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은 5일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미는 현재 추진 중인 북한과의 탐색적 대화 등 비핵화 대화의 새로운 동력을 주입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협의했다”며 “(6자회담 재개를 타진하기 위한) 탐색적 대화에는 별도의 조건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탐색적 대화는 북한의 (비핵화 이행) 의도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므로 조건 없이 만나서 진정성을 확인하겠다”며 “양자든 다자든 구애받지 않고 유연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미국에 도착한 황 본부장은 미국 6자회담 대표인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금융 담당 차관보와 회동했고, 이날 중국 6자회담 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기 위해 베이징으로 떠났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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