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서울 서초구 내곡동 강동·송파 예비군훈련장에 오후 훈련을 받기 위해 소집된 예비군들이 돌아가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예비군 훈련장 총기 난사-허술한 총기 관리
1사로 1현역병 통례에 어긋나
10발 탄창 지급해 화 키워
영점 1발 쏘고 나머지 7발 난사
3발만 먼저 줬다면 피해 줄었을 것
사고자는 옛 관심병사…관리 구멍
1사로 1현역병 통례에 어긋나
10발 탄창 지급해 화 키워
영점 1발 쏘고 나머지 7발 난사
3발만 먼저 줬다면 피해 줄었을 것
사고자는 옛 관심병사…관리 구멍
13일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서울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의 사격훈련 당시 사격장의 총기 관리 및 안전조치가 엉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사격은 20개 사로에서 진행됐지만 이를 관리하는 현역병은 모두 9명으로 사격장의 위험을 제대로 관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현역병 9명 중 3명은 장교(대위)로 사로에 직접 투입돼 사격 안전조치를 담당했던 현역 장병은 6명에 불과했다. 현역 장병 1명이 3~4개의 사로를 오가며 사격통제 및 안전조치를 했던 셈이다. 이는 인명사고의 위험이 큰 사격장에서 1개 사로당 사격통제요원이 1명씩 투입되는 통례와 어긋나는 것이다. 군 당국자는 “사격장은 특히 총기를 다루기 때문에 위험한 곳이므로 충분한 사격통제요원이 꼭 필요하다”며 “사격통제요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격을 하는 것은 기름을 안고 불에 뛰어드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격을 위해 실탄 10발을 한꺼번에 지급한 것도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씨는 이날 영점사격과 수준유지사격을 위해 실탄 10발이 들어 있는 탄창을 지급받고 영점사격 1발을 쏜 뒤 돌아서서 나머지 8발을 난사했다. 그러나 이는 영점사격을 위해 우선 3발들이 탄장을 지급받아 쏜 뒤 실탄 6발들이 탄장을 다시 지급받아 수준유지사격을 하는 통상적인 방식에서 어긋난 것이다. 최근 예비군 훈련을 받았다는 최아무개씨는 “영점사격 때 3발들이 탄창을 받았고, 수준유지사격 때 다시 6발들이 탄창을 받았다”고 말했다. 군 당국자는 “통상 영점사격 때 3발만 지급하는 것은 우발 사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조처”라며 “이번에도 먼저 3발만 지급했으면 적어도 사고 규모를 줄였을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점사격을 위해 3발을 먼저 쏘고 다시 탄창을 바꿔 수준유지사격을 하는 방식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번에 10발씩 든 탄창을 지급하는 훈련장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부대에서는 총기를 움직이지 않도록 지상에 고정해 놓은 부대가 있고 이번에 사고가 난 내곡동 훈련장처럼 총기를 자유자재로 들 수 있도록 한 부대도 있는 등 사격훈련을 부대 편의에 따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사고를 낸 최아무개(23)씨는 현역 시절 B급 관심병사여서 특별한 관리가 필요했으나 동료 예비군들과 마찬가지로 아무 제약 없이 실탄이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그는 병적 기록상 우울증 치료 기록이 있는 등 돌발행동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최씨가 5사단에서 복무하던 시절 관심병사로 특별관리 대상으로 분류돼 일반전초(GOP) 근무에도 투입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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