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승전 70돌 열병식’ 4개국 신경전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7월3일 저녁 청와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일 언론 “미, 박대통령에 불참 요구”
중국은 행사 흥행위해 참석 기대
전문가 “국익 관점에서 접근해야”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있을 수 없는 얘기이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행사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좀더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미국은 이번 열병식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하는 문제에 대해 오래전부터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왔다. 최근 퇴직한 에번 메데이로스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지난 4월 현직에 있을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열병식이 과거의 치유보다는 과거의 상흔을 드러낼 수 있다는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미국 정부가 열병식 참석에 소극적인 이유는 두 가지로 풀이된다. 첫째, 중국이 성대한 열병식을 통해 ‘중국의 굴기’를 안팎에 과시하겠다는 목적이 숨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둘째,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이 과거사를 고리로 한국을 미-일과의 공조전선에서 떼어내려는 중국의 외교적 승리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박 대통령의 참석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 프랑스, 영국 등이 중국의 인권 문제와 공격적인 외교정책을 이유로 참석을 내켜하지 않는 분위기여서, 자칫 흥행 실패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참석하겠다는 나라는 러시아와 몽골, 카자흐스탄, 이집트 정도다. 스인훙 인민대 교수는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참석 여부에 따라 행사의 국제적 위상이 달라진다. 그가 참석하면 중국은 마음으로 감격할 것”이라며 “만일 박 대통령이 미국의 압력 탓에 베이징에 오지 않는다면 중국은 불만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참석 여부도 관심거리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9월3일 열병식 행사엔 나오지 않되 그 앞뒤에 중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아베 총리 개인의 역사관이나 일본 내부의 반발 등에 비춰, 행사 기간 방중은 어려우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한국의 선택이다. 정부가 국익의 관점에서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정부가 열병식 행사에 반대하는 미국의 입장에 너무 얽매일 필요가 없다”며 “앞으로 어떻게 미·중 간 균형점을 찾아갈지 등을 고민하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워싱턴 베이징 도쿄/이용인 성연철, 길윤형 특파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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