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꿈 이뤄질까 한 이산가족이 30일 낮 서울 중구 소파로 대한적십자사에서 북에 두고 온 가족을 찾는 이산가족신청서를 작성하고 난 뒤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적십자사 건물을 나서고 있다. 남북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다음달 7일 판문점에서 하기로 합의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절반이상이 80~90대 고령
1회 100가족 정도로 제한돼
“남북 통큰 합의 시급하다”
1회 100가족 정도로 제한돼
“남북 통큰 합의 시급하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이산가족은 7월말 기준으로 현재 6만6292명(생존자)이다.
이들의 구체적인 현황을 보면, 90살 이상이 7896명(11.9%), 80~89살이 2만8101명(42.4%)으로 80살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이산가족의 절반을 넘는다. 이산가족 상봉이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지적이 이 때문이다.
실제 많은 이산가족들이 오랫동안 살아생전 다시 자식을 만날 꿈을 꾸다 결국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1988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12만9698명이 이산가족으로 등록했으나, 그동안 절반 가까운 6만3406명이 사망했다. 생존자가 7만1480명이었던 2013년 12월말과 비교해도 1년7개월 만에 5188명이 숨졌다. 통일부는 매년 3000~4000명의 이산가족이 숨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의 성과도 있었다. 1985년부터 모두 2만2704명이 남과 북으로 헤어진 가족을 만났다. 2000년 이후 19차례 대면상봉 행사를 통해 1만895명이 가족을 직접 쓰다듬으며 혈육의 정을 나눴고, 7차례 화상상봉으로 3748명이 화면과 음성으로나마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했다.
그러나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횟수와 참가인원이 제한돼 가족 재회의 갈증을 풀기에는 역부족이다. 한차례 행사 때마다 남북한 각각 100가족 정도만 참가할 수 있다. 1년에 2~3차례씩 하더라도 10년에 2000~3000가족 정도만 참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체 이산가족 수에는 턱없이 못미친다.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간 특단의 합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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