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진 합참의장 후보자가 5·16을 군사혁명으로 미화했다고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일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이 후보자로부터 제출받은 석사 논문(21세기 안보환경 변화에 따른 한국의 민군관계 발전방향, 2001년, 충남대 행정대학원)을 보면, 이 후보자는 5·16 쿠데타를 군사혁명으로 지칭하고, 군사독재 기간을 미화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 자료에서 이 후보자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군사독재 시절을 “5·16 군사혁명 세력에 의해 국가발전이라는 국가목표를 수행한 시기”, “군의 강력한 권위주의가 산업화의 기반”이라고 미화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지적한 곳은 이 후보자의 논문 30쪽 색인 부분으로, 이 후보자는 ‘5·16 군사혁명’을 설명하면서 “당시 정치·사회적인 무능과 부패, 혼란으로 인한 국가위기 인식, 경제발전과 근대화의 필요성 증대” 등을 군부 정치개입 동기로 들었다. 이 후보자는 이와 함께 “군부집단의 이익 추구와 개인적 야심과 불만심 등”도 또다른 5·16의 동기로 지목했다. 이 후보자는 그러면서 “정치적 중립을 고수해야 할 군부가 정치에 개입하는 선례를 남겼다”고 5·16을 정의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우리나라 민군관계를 시대적으로 설명하면서 3·4공화국에 대해 “정부의 지나친 고도성장과 경제적 효율성에 대한 집착은 경제우선 논리에 의한 시민적 자유의 제한, 불균형적인 도농간 성장 격차, 선성장 후분배 원칙에 따른 소득 불균형 심화 등의 문제들을 야기했다”고 규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 후보자가 5·16 쿠데타의 원인을 ‘기회주의적 처신에 익숙한 민간정치인들의 능력 제한’으로, 이 때문에 ‘군부가 자연스레 정치개입을 하게 되었다’고 주장해 사실상 5·16 쿠데타의 정당성을 주창한 것에 대해 “5·16 쿠데타를 군사혁명으로 인식하고 군사독재를 미화한 분이 합참의장에 임명되는 것이 바람직한지 본인 스스로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쪽은 즉각적인 해명을 피한 채 “인사청문회에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5일 열린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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