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서열 5위’ 류윈산 방북 의미
정전협정 70돌때보다 격 높고
정부 아닌 당 차원 대표단 꾸려
‘혈맹관계 회복’ 의지 표현 분석
남북관계에도 긍정적 영향 줄듯
정전협정 70돌때보다 격 높고
정부 아닌 당 차원 대표단 꾸려
‘혈맹관계 회복’ 의지 표현 분석
남북관계에도 긍정적 영향 줄듯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돌을 기념하는 장거리 로켓 발사와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 서열 5위의 고위급 인사가 방북하기로 함에 따라, 이후 사태 전개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일단 당 창건 기념일인 10월10일에 즈음한 장거리 로켓 발사는 유보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4일 당 창건 70돌 경축행사 참가를 위해 류윈산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이 방북한다고 전했다. 류 상무위원은 7명의 당 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으로 중국 공산당 내 서열 5위의 고위급이다. 중국은 2013년 7월27일 북한이 개최한 정전협정 체결 70주년 기념행사에는 상무위원 아래의 정치국원인 리위안차오 국가부주석을 보낸 바 있다. 이번에는 한층 격을 높인 것이다. 중국이 정부 대표단이 아닌 공산당 차원의 대표단을 꾸렸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중국이 북-중 관계를 당 대 당의 특수관계가 아닌 외교당국 차원의 정상적 국가관계로 재편하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이번 조처로 양국이 혈맹관계 회복의 의지를 과시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남주 성공회대 중국학과 교수는 “류윈산은 지금 생각할 수 있는 최고위급”이라며 “북-중 관계가 적대적인 상황에서 관계 개선으로 가는 것은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고위급 관계의 복원으로 일단 로켓 발사 등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은 잠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위급이 방북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로켓을 쏘게 될 경우 중국의 체면이 크게 손상될 수 있다. 그런 만큼 고위급 방북이 확정된 것은 북한이 당분간 중국이 명시적으로 반대해온 로켓 발사 등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공산당 상무위원의 파견은 중국이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북-중이 협의하는 사안으로 봐야 한다”며 “북한이 당 창건일 이전에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리위안차오 부주석이 지난 방북 당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7~8시간 환담을 나눈 데 비춰, 류 상무위원도 방북 기간 김 제1비서와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서 류 상무위원이 김 제1비서의 방중을 초청하고, 김 제1비서가 이를 수용하는 등 북-중 관계가 복원 단계로 들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류 상무위원의 방북은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창수 코리아연구원장은 “이산가족 상봉과 노동자축구 등 민간교류는 일단 문제없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그다음 단계로 당국회담도 성사되는 등 남북관계가 ‘8·25 합의’의 이행 단계로 들어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후에라도 주변 상황이 악화되거나 남북관계가 잘 풀리지 않으면 북한이 다시 로켓 발사를 시도하고, 한반도 정세 또한 출렁일 수 있다”(이남주 교수)는 시각도 있다.
손원제 김지훈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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