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공격 징후땐 선제공격’ 작계 5015 국회 국방위 “공개하라” 합참 “못한다” 진통

이순진 합참의장 후보자가 5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합참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기에 앞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e-mail]

추후 보고일정 다시 잡기로

국회 국방위원회가 합동참모본부(합참)의 ‘작전계획(작계) 5015’ 보고 문제를 놓고 진통을 거듭했다.

국방위는 5일 오전 이순진 합참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앞서 비공개 의원 간담회를 열어 ‘작계 5015’의 내용을 보고받을 예정이었으나 합참의 거부로 무산됐다. 합참은 간담회에서 ‘작계는 군사기밀이기 때문에 보고할 수 없다’며 ‘작계 5015’ 대신 북한군 동향과 군의 대응태세 등에 대해 보고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의원들은 ‘작계가 아니면 보고받을 이유가 없다’며 거부했다. 몇몇 의원들은 “국회에 보고하지 않으려는 법적 근거가 뭐냐”고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위 관계자는 “추후 작계 5015의 보고 일정을 다시 잡기로 하고 이 문제를 정두언 국방위원장에게 일임했다”고 말했다.

기존의 ‘작계 5027’을 대체하는 ‘작계 5015’는 애초 지난달 11일 국방위의 합참 국감 때도 논란이 됐다. 당시 국방위는 합참이 “한·미간 합의로 작성된 기밀문서를 보고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버티자, 위원회 차원에서 “10월2일 보고하라”고 의결했다가 보고 날짜를 5일로 재공지했다.

작계 5015는 이날 이순진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도 논란이 됐다. 이 후보자는 앞서 서면답변에서 작계 5015의 국회 보고에 대해 “국가안보와 군사외교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보고가 제한됨”이라고 밝혀왔다고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밝혔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가 잇따르자 “전후 사정과 여러 규정, 법규 등을 파악해 보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최윤희 전 합참의장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 6월 서명한 작계 5015는 주로 전면전을 상정한 작계 5027과 달리 북한의 국지도발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에 대한 군사대비와 북한의 미사일·핵 공격 징후에 대한 선제공격 등 한층 공세적인 작전계획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작계 5015와 관련해 “주한미군이 그동안엔 한반도 유사사태(전쟁)를 대비한 군사계획을 짤 때 대규모 지상전에 중점을 둬 왔지만, 이젠 게릴라전과 국지전에 역점을 두는 쪽으로 작전 계획을 변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작계와 관련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길윤형/도쿄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