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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개성공단 발전이 통일 당기는 길”

등록 2015-10-11 19:41수정 2015-10-12 11:09

한겨레 통일문화재단과 개성공단기업협회, 서울시가 함께 진행하는  ‘2015 개성공단 발전기원 시민 한마당’ 행사가 11일 오후 서울 청계 광장에서 열렸다. 임동원 통일문화재단 이사장과 정영무 한겨레신문 대표이사,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냄비 만지는 사람부터 오른쪽 방향) 등 참석한 인사들이 개성공단 생산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한겨레 통일문화재단과 개성공단기업협회, 서울시가 함께 진행하는 ‘2015 개성공단 발전기원 시민 한마당’ 행사가 11일 오후 서울 청계 광장에서 열렸다. 임동원 통일문화재단 이사장과 정영무 한겨레신문 대표이사,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냄비 만지는 사람부터 오른쪽 방향) 등 참석한 인사들이 개성공단 생산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제3회 발전기원 ‘시민한마당’
“개성공단 1단계 완성을 위한 실천이 현재 남북관계 발전의 열쇳말이다.”

1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제3회 개성공단 발전 기원 시민한마당’ 행사에 참가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의 소망이 담긴 발언이다. 남북 당국이 개성공단 발전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이를 실천함으로써 8·25 합의로 조성된 남북의 화해·협력 분위기를 더욱 넓혀나가자는 것이다.

개성공단 발전 기원 시민한마당 제1회 행사는 2013년 개성공단이 약 6개월간 잠정폐쇄됐던 시기에 기획됐다. ‘개성공단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공단의 닫힌 문을 열게 하고 공단을 발전시켜나가는 큰 동력’이라는 데에 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개성공단기업협회, 서울시가 뜻을 모은 결과다. 제3회째인 올해는 청계광장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물품 판매전, 개성공단 역사 홍보전, ‘전국 청년·대학생 개성공단 제품 브랜드 공모전’ 시상식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참석자들 입모아
“날마다 통일 이뤄지는 기적의 공간”

개성공단 애초 2천만평 계획
아직 1백만평도 완공 못해
“공단완성 실천에 나서야 할 때”

11개 기업들이 물품 판매전 참여
임시장터 찾은 시민들
“품질·가격 매우 착하다”

“개성공단은 우리가 가야 할 미래”

 행사에 참여한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공단 1단계 완공 등 개성공단 발전에 대한 남북 당국의 의지 표명과 실천이 현 단계 남북관계를 한단계 더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남북관계가 거의 단절되다시피 한 상태에서 개성공단이 이룩한 성과는 작지 않다. 개성공단에서는 현재 124개 남쪽 기업이 5만4천여명의 북쪽 노동자를 고용해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 8월에는 본격가동 10년 만에 개성공단 누적 생산액이 30억달러(약 3조5490억 원)를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초 남북이 가졌던 꿈과 비교하면 이 수치는 매우 초라해진다. 남북은 애초 개성공단과 관련해 총 3단계에 걸쳐 약 2천만평을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1단계 1백만평도 완공되지 못했다. 1단계의 40% 정도만 가동되고 있는 상황이다. 2단계 ‘세계적 수출 기지 육성’과 3단계 ‘동북아 거점 개발 및 주거·관광지 개발’이 예정됐던 1900만평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구체적 그림도 그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현재 1단계의 40%만 운용되는 데도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이 인력문제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힌다. 북한 노동자 5만3천여명을 124개 업체로 나누면 “개성공단 입주업체당 평균 북한 노동자 고용 인원수는 400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 회장은 이런 인원 부족 문제 탓에 “북측이 인원을 가지고 기업들을 압박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한다. 충원의 우선순위 조정 등의 방법으로 “북측에서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만성적인 인력난을 이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정 회장 등 행사에 참여한 개성공단 기업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먼저 개성공단 1단계 완성 등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사실 이렇게 인력문제가 심각해진 데에는 “개성공단 근로자 숙소 건설 등 우리 정부가 이행하기로 했던 부분이 제대로 안된 데 따른 영향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한 정부가 공단 발전 의지를 표명하고, 북한 정부의 의지도 확인한 뒤 “개성공단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광범위하고 실질적인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사에 참여한 한 공단 입주 기업인은 “제2·제3 개성공단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얘기들이 많지만, 각종 인프라까지 모두 갖춰진 개성공단 1단계 완성을 남북이 성사시킬 때 기타 공단들의 가능성도 열린다”고 강조했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남한 당국이 개성공단에 대한 전향적인 제안을 하면, 북한 당국이 호응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10일 노동당 창건 70돌 기념 열병식 육성 연설에서 ‘인민’을 수십차례 강조하는 등 북한이 앞으로 주변국과의 경제협력을 중시할 것임을 강하게 내비친 것도 긍정적 요소다.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발전 의지 천명과 실천은 8·25 합의 이행 문제를 좀더 확고히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 실현 가능성도 높인다. 1단계를 지나 ‘세계적 수출 기지 육성’을 목표로 삼고 있는 2단계로 넘어가면 자연스럽게 개성공단 수출품을 북한 철도를 통해 유럽 등지로 실어날라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개성공단 입주업체 신한물산 대표)은 개성공단이 3단계까지 실행되면 “개성공단이 환동해권, 환황해권 및 한일해협권의 거점으로서 3억명의 인구권을 가진 대규모 경제권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은 현실이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라는 것이다.

개성공단 물품 판매점 인기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임시 장터를 찾은 시민들은 제품의 품질과 가격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남편의 모직바지를 산 주부 김미진(42)씨는 “이 정도 품질이면 백화점에서 10만원 넘는 가격에 살 수 있는데 2만5000원에 샀으니 가격이 매우 착하다”며 “남북관계가 불안해지면 개성공단에 있는 근로자들도 매우 어려워지는데 남북간 대화가 잘 이어져서 개성공단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판매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신한모드’의 정종섭(57)씨는 “브랜드 대리점과 백화점에서 원래 12만8000원에 판매하지만, 오늘은 판매가 목적이 아니라 개성공단을 알리고 제품의 품질을 홍보하는 날이라 괜찮다”며 웃었다.

한마당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평화·정치·경제적 의미를 평가하며 개성공단을 발전시켜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동원 이사장은 “개성공단이 열림으로써 남북철도와 도로가 연결되고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는 효과가 생겼다. 개성공단을 발전시키는 게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길”이라고 했다. 이상민 통일부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은 “개성공단이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공단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영무 한겨레신문사 대표이사는 “통일은 대박이 아니라 부단한 인내와 노력의 결과로 이뤄지는 것이다. 개성공단은 날마다 통일이 이뤄지는 기적의 공간인만큼 시민들과 함께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한섬유(양말), 신영스텐(냄비) 등 11개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물품 판매전에 참여했다.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

김규남 황금비 기자 3strings@hani.co.kr


“‘아띠 투 아토’, 친구이자 선물이란 뜻 개성공단 제품이 평화 선물 되었으면”

개성공단제품 ‘브랜드 공모전’ 최우수상에 장재만씨

“공모전에 응모하면서 이미 큰 상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개성공단기업협회가 실시한 ‘제1회 청년·대학생 개성공단 제품 브랜드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장재만(32)씨는 1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진행된 수상식에서 “공모전에 응모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보다 깊게 공부한 것이 무엇보다 큰 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학습을 통해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 활성화가 현재 청년실업 등의 문제에 대한 하나의 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한다.

이번 개성공단 브랜드 공모전은 대부분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생산되는 개성공단 제품에 ‘자체 브랜드라는 날개를 달아주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개성공단 제품들이 자체 브랜드를 가지게 되면 다양한 판매전략을 구사하는 등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청년들을 위한 시민단체인 ‘청년광장’(대표 강효정) 실무자인 장씨가 이 단체 대표 강씨 등과 함께 낸 브랜드는 ‘아띠 투 아토’. 아띠와 아토는 각각 순우리말로 친구와 선물이라는 뜻이다. 남북관계가 좋아져 남북이 친구가 되고, 개성공단에서 만든 제품이 세계인에게 큰 평화의 선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단다.

‘아띠 투 아토’는 청년광장의 회원 150여명의 지혜를 모은 브랜드라고 한다. 3년 전 “청년세대의 어려움들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고 대안을 마련해보려는 취지로 출범”한 청년광장은 현재 서울과 경기·인천지역 청년들을 대상으로 청년고용문제 해결을 위한 캠페인 등을 벌여오고 있다. 회원들은 각 지역별로 개성공단에 대해 학습을 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이디어를 올려 서로 평가했다. ‘통일공장’ 등 수많은 아이디어가 올라왔지만, 결국 ‘아띠 투 아토’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장씨는 “개성공단이 더욱 발전하면 앞으로 청년문제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선정된 브랜드가 개성공단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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