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동안 몰라…보안 관리 구멍
지난해 국외 무관부에서 쓰는 암호장비가 국외 사무소에서 도난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당국은 도난 사실을 4개월 동안 눈치채지 못하는 등 보안 관리에 구멍을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나승용 국방부 공보과장은 12일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해 10월 국방과학연구소(ADD) 해외사무소에서 암호장비 분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분실한 암호장비는 국방부 소속 국외 무관부에서 사용하는 팩스용 암호장비(NX-02R)와 같은 것으로, 도·감청 우려가 있는 기밀 자료의 송수신에 사용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암호장비를 분실한 국외사무소가 어디인지는 ‘외교적 논란’을 이유로 밝히지 않았으나, 해당 장비가 적성국 등에 넘어갔을 수도 있어 기밀 누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게다가 당국은 이 장비를 지난해 6월3일 마지막으로 사용한 뒤 넉달이 지나도록 없어진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자는 “암호장비는 내부를 무단으로 열면 광센서가 감지해 암호 키를 자동으로 삭제하도록 돼 있어 암호가 누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곧바로 해당 장비뿐 아니라 다른 곳의 장비 암호키도 모두 회수하고 새 암호키를 분배하는 조처를 취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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