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민주노총 양대 노조 조합원들로 구성된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참가자들이 28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에서 수속 절차를 밟는 동안 안내판에 김포~평양이라는 노선이 표시됐다. 이들은 전세기를 이용해 김포공항과 평양
순안공항을 잇는 서해 직항로로 방북했다. 연합뉴스
남북교류 이달에만 7~8건 활기
20개월 만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된 데 이어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가 8년 만에 평양에서 열리는 등 남북 민간교류가 활성화하고 있다. 노동자 축구대회에 참가할 방북 인원은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2010년 5월 취해진 5·24 대북제재 조처 이후 교류협력 목적으로는 최대 규모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과 최종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등 양대노총 대표단 162명은 28일 낮 12시30분 김포공항과 평양 순안공항을 잇는 서해 직항로로 방북했다. 이들은 31일까지 3박4일간 평양에서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에 참가한다. 1999년(평양)과 2007년(경남 창원)에 이어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는 이번이 세번째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축구팀은 각각 29~30일 북한 조선직업총동맹 소속 두 개의 축구팀과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른다.
이밖에도 굵직한 남북교류가 이달에만 7~8건에 이른다. 금강산 소나무 병충해 남북 공동방제, ‘겨레말 큰사전’ 남북 공동 편찬회의, 남북 공동 발굴 개성 만월대 특별전, 금강산 신계사 복원 기념 남북 불교도 합동법회 등이다. 11월9~10일에도 남쪽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북쪽 조선종교인협회와 금강산에서 남북 종교인 평화대회를 연다.
민간교류는 북쪽이 그간의 소극적 태도에서 적극적으로 돌아서고 있고, 남쪽 당국도 민간단체의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폭넓게 승인하는 추세다. 특히 정부는 양대노총은 물론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방북도 승인했다. 정의구현사제단은 북쪽 조선가톨릭교회협회의 초청으로 방북해 25일 평양 장충성당에서 ‘평화통일 기원미사’에 참석했다. 이 단체는 2009년 북한 묘향산 보현사 통일기도모임, 2011년 11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조문 등을 위해 방북을 신청했지만 정부가 승인하지 않았다.
이렇듯 남북 당국의 ‘8·25합의’ 이후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물론 민간교류가 활성화하자, 남북 당국회담도 이르면 다음달께 개최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온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3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남북 합의에 따라, 아직 결정은 안 됐지만, 이산가족 상봉 이후 당국 간 회담이 이뤄지고, 적십자 본회담 등도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북쪽 이산가족 상봉 단장인 리충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장도 24일 금강산호텔에서 남쪽 취재진한테 “상시 접촉, 편지 교환 등 이산가족 관련 문제들을 (남쪽과) 협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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