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청해부대장이 부식비 7천만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군 검찰은 다른 해외 파견부대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국방부 검찰단 관계자는 10일 “김아무개 준장이 2012년 8월~2013년 12월 청해부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공급받는 음식재료비를 부풀려 6만1천 달러를 횡령한 혐의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청해부대는 소말리아 해역의 해적 퇴치를 위해 위해 파견된 부대이며, 김 준장은 2012년 12월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제미니호 선원 4명을 무사히 구출하는 작전을 지휘했다.
군 검찰의 수사 결과, 김 준장은 오만 샬랄라 항에 두 차례 기항하면서 현지 중개업체로부터 식자재를 공급받으면서 식자재 수량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지출의결서를 허위로 작성하게 해 중개업체에 6만1천달러를 더 지급했다. 김 준장은 이 돈으로 와인, 양주, 대추야자, 커피 등의 물품을 임의로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김 준장은 “구입한 양주 등은 부대회식을 포함해 장병 격려용으로 썼고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군 검찰 관계자는 “조니워커 블루 10박스, 발렌타인 10박스 등 구입한 양주와 와인을 봤다는 청해부대원들의 진술, 청해부대에 납품한 중개업자의 진술 등을 통해 김 준장의 혐의를 확인했다”며 “김 준장이 이들 물품 중 1만달러 어치는 장병 격려용으로 사용된 게 확인됐으나, 나머지는 국내에 반입된 뒤 어떻게 사용됐는지 등이 확인되지 않아 이 부분을 추가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고급 와인이나 양주 등이 국내에 들여와 상납용 선물로 쓰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군 검찰은 또 김 준장이 지휘한 청해부대 11진에 식자재를 납품한 현지 중개업자가 청해부대 10진~18진도 모두 납품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 10진~18진에서도 비슷한 비리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국빙부는 해외 파병부대의 관리·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앞으로 파병부대 교체시 예산 사용 현황 점검 등 관리 절차를 강화할 것“이라며 ”국방부와 합참의 점검단을 현지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해군도 재발 방지를 위해 최근 아덴만으로 떠난 청해부대 20진에 재정참모 보직을 편성하고 부식 등의 납품 과정에 경쟁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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