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우리 정부가 최근 ‘8·25 합의’ 이행을 위한 태도 변화를 촉구하자 북한은 “대결정책을 추구하면서 말로만 운운하는 대화 타령은 우롱”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치 ‘대결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라는 논설에서 “남조선 당국이 겉과 속이 다르고 말과 행동이 서로 다른 이중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북남관계 개선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논설은 이와 함께 최근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 연례안보협의회에서 논의된 ‘4D작전계획’, ‘작전계획 5015’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열린 서울인권회의 등을 언급하며 “대화에 대해 떠들기 전에 속에 품은 칼부터 버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도 16일 “남조선 당국이 떠들어대는 대화 타령에는 북남합의 이행과 관계개선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책임을 모면하고 그것을 우리에게 넘겨씌우려는 흉심이 깔려있다”며 “남조선 집권자가 정상회담을 운운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 ‘북의 태도 변화’라는 조건부를 단 것은 대화 타령 속에 숨겨진 체제 대결, 반공화국 압살흉심을 드러내 보이게 한다. 이것은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남조선 당국이 진정으로 북남관계 개선과 발전을 위해 대화를 표방했다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준비가 돼 있다. 남조선 당국이 우리와 마주앉을 생각이 있다면 대화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세우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서기국 참사는 <우리민족끼리> 편집국 기자와 나눈 대담에서 “(8·25) 북남합의 이후 두달반이 흘러갔지만 외세의 반공화국 적대시정책에 추종하면서 대화 상대방을 반대하는 남조선당국의 적대행위는 그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북남관계는 겨레의 지향과 요구에 따라서지 못하고 있다”며 “오늘 북남관계가 표면상으로는 완화의 기류를 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근본적인 개선을 이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당국이 ‘신뢰’의 비단보자기로 감싼 대결정책을 악랄하게 추구하며 외세와 작당하여 우리를 무장해제시키고 북침야망을 실현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9월21일과 24일, 10월30일 세 차례에 걸쳐 당국회담을 위한 예비 접촉을 제안했지만 북한이 명확한 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최근 아시아태평양 뉴스통신사기구 회원사들과의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 해결의 물꼬가 트이고 남북관계 개선에 진척이 이뤄진다면 정상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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