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KFX 기술이전 협상’ 난항
미국이 제공약속한 기술 25건
핵심 4건 불가 이어
나머지 21건도 승인 불투명
방사청 “11월 예정” 공언해왔으나
한-미 세부협상서 이견
“내년에야 이뤄질 가능성 커”
미국이 제공약속한 기술 25건
핵심 4건 불가 이어
나머지 21건도 승인 불투명
방사청 “11월 예정” 공언해왔으나
한-미 세부협상서 이견
“내년에야 이뤄질 가능성 커”
미국이 기술이전을 거부한 한국형전투기(KFX) 개발 관련 핵심기술 4건을 제외한 나머지 21건에 대해서도 올해 안에는 미국의 수출승인(EL)이 나오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 이달 말 확정될 것이라는 방사청 주장과 달리, 미국이 제공하기로 약속한 21건의 기술이전을 둘러싼 한-미간 세부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한국형전투기 개발이 난관에 빠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시철 방사청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가 ‘11월 (수출승인이 날) 예정이다’라고 말씀드린 부분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상대가 있고 또 내용 중에 서로 약간 이견이 있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부분들은 더 협의를 해야 한다”며 사실상 미국정부의 수출승인 확정이 내년에나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지난해 9월 미국의 군수업체 록히드마틴과 절충교역 합의각서(MOU)를 맺고 한국형전투기 개발에 필요한 25건의 기술이전에 합의한 바 있다. 그렇지만 미국정부는 이 가운데 에이사(AESA) 레이다 등 4건에 대해 올해 4월 수출승인을 거부했다. 방사청은 비행제어설계 등 나머지 21건의 기술이전은 이달 말까지 수출승인이 날 것이라고 여러차례 밝혀왔지만, 이 마저도 난관에 봉착한 셈이다.
방사청은 미국정부의 수출승인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협상타결) 날짜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협상 내용을 어떻게 타결짓느냐. 그런 게 중요하지 거짓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막판 세부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일부 기술이전에 대해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지난해 9월 합의된 기술이전에 대해 애초 예상과 달리 미국 정부의 수출승인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미간 합의된 기술이전 21개 항목은 각 항목마다 수십건에서 수백건에 이르는 세부 기술항목으로 구성돼 있어, 세부 협상 과정에서 한-미간 이견이 드러날 소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기술담당 이사 등 관계자 4명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방사청을 방문해 21건의 기술이전에 대한 협의를 했다”며 “록히드 마틴 쪽은 방사청에 ‘한국이 필요한 기술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세분화하고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오는 30일께 진양현 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협상단을 미국에 파견할 예정이다. 협상단은 미국의 방산기술통제본부(DTSA)와 록히드마틴 인사들과 만나 한국형전투기 개발에 필요한 구체적인 기술 항목을 제시하고 협상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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