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참가자들에 서한
“더 많은 자금 동원” 강조
외화자금 효과적 유통도 관심
기업간 현금거래 재허용 전망
“더 많은 자금 동원” 강조
외화자금 효과적 유통도 관심
기업간 현금거래 재허용 전망
북한이 25년 만에 ‘전국 재정은행 일꾼대회’를 열었다. 김일성 주석 집권 시절인 1990년 9월 이후 처음이다. 김정은 체제에서 생산현장의 자율성과 인센티브 확대 등 이른바 ‘우리식 경제관리방법’(5·30조치) 시행으로 따라 이룬 경제 회복 성과를 바탕으로 자금의 원활한 회전이 이뤄지도록 금융시스템 개선에 나서려는 시도라는 풀이가 나온다. 내년 5월초, 역시 36년 만에 소집된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정리된 ‘금융시스템 개선 방안’이 발표되리란 예상도 적지 않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14일 “제3차 전국 재정은행 일군(일꾼)대회가 13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들은, 이 대회에서 “지난 기간 재정은행사업에서 이룩된 성과와 경험들을 분석하고 강성국가 건설 위업을 재정적으로 담보해 나가기 위한 과업과 방도를 토의했다”고 설명했다. 대회에는 박봉주 내각 총리,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오수용 노동당 비서, 로두철·리무영·리철만 내각 부총리, 기광호 재정상, 김천균 조선중앙은행 총재, 김성의 무역은행 총재 등이 참석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대회 참가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화폐 유통을 통한 자금 동원’을 강조했다. 그는 “재정은행사업을 개선·강화하여야 자금 수요를 자체로 보장할 수 있다”며 “재정은행사업을 활성화하고 이미 마련된 재정 토대를 효과적으로 이용해 더 많은 자금을 동원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로두철 내각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은 대회 보고에서 “1990년에 비하여 국가 예산 수입이 3배로 장성(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금융시스템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장마당’(시장)이 확산하고 건설·유통·서비스 분야에 이른바 ‘돈주’(사금융업자)의 투자를 활용한 사업들이 추진되면서 늘고 있는 화폐 유통을 뒷받침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15만~20만명으로 추산되는 국외노동력 파견으로 벌어들이는 외화 자금을 효과적으로 유통시켜 금융시스템에 안착시킬 필요성 또한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규제됐던 기업 간 현금 거래가 2013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물가안정화에 따라 다시 허용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천균 조선중앙은행 총재는 2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의 기관지인 <조선신보> 인터뷰에서 “경제 건설에서 제기되는 자금 수요를 국내 자금을 원활하게 회전시키는 방법으로 충족시켜 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새 금융상품 개발과 인민 생활 영역에서 카드 이용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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