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과학기술전당 준공식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1일 새해 첫 공식활동으로 과학기술전당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신문이 2일 보도했다. 준공식에는 황병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인민군 총정치국장)과 박종부 내각 총리, 김기남·최태복·오수용 당비서, 로두철 내각 부총리 등이 수행했다. 연합뉴스
신년사 통해 본 남북관계 전망
“인민생활 문제가 제1국사
경제발전 새 전환 일으켜야”
7차 당대회서 새 청사진 내놓을듯
“조선반도 평화 인내성 있게 노력”
핵실험·로켓발사 신중 접근 시사
“북남 대화·관계개선 적극 노력”
남에 “고위급 합의 역행 안돼” 강조
“인민생활 문제가 제1국사
경제발전 새 전환 일으켜야”
7차 당대회서 새 청사진 내놓을듯
“조선반도 평화 인내성 있게 노력”
핵실험·로켓발사 신중 접근 시사
“북남 대화·관계개선 적극 노력”
남에 “고위급 합의 역행 안돼” 강조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가 열리는 올해에 강성국가건설의 최전성기를 열어나가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1일 육성연설로 발표한 ‘2016년 신년사’에서 제시한 구호다. 올해 신년사는 5월 초 36년 만에 열릴 제7차 노동당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안팎의 환경 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통일부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 제1비서의 신년사는 1일 북쪽 시각으로 정오(남쪽 낮 12시30분) <조선중앙텔레비전>을 통해 29분간 발표됐다. 육성 신년사는 2013년부터 4년째다.
■ “경제강국 건설에 총력 집중” 김 제1비서는 “인민생활 문제가 천만가지 국사 가운데 제일국사”라며 “경제강국 건설에 총력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7차 당대회에서) 휘황한 설계도를 펼쳐놓게 될 것”이라고 밝혀, 당대회에서 새로운 경제정책 등 ‘김정은식 비전’을 제시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특히 신년사의 올해 분야별 과제 언급에서 정치·군사 부문을 앞세워온 관행을 깨고 ‘경제’를 맨 앞에 배치해 민생경제 중심의 경제 발전에 집중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강조했다. 김 제1비서가 새해 첫날 공식 활동으로 과학기술전당 준공식에 참석한 사실도 이런 정책 의지를 강조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 제1비서가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을 전면 확립하겠다고 강조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2014년 5·30 조치로 시행된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은 ‘김정은식 개혁개방’으로 불리는데, 장마당 등 시장 기능 활성화와 인센티브 강화를 비롯한 생산현장의 자율성 확대 등이 특징이다. 김 제1비서는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을 전면적으로 확립하기 위한 사업을 적극 조직 전개해 그 우월성과 생활력이 높이 발휘되도록 해야 한다”고 내각과 국가 경제기관에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5월 당대회에서 구체적인 조처 또는 새로운 정책이 제시될지 주목된다.
■ ‘핵억제력’ ‘병진노선’ 언급 없어 대외 메시지와 관련해선 ‘핵억제력 강화’나 ‘핵-경제발전 병진노선’을 언급하지 않은 대목이 특히 눈에 띈다. 지난해 10월 당 창건 70돌 기념 열병식 연설에 이어 이번에도 ‘핵’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나름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메시지 관리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신년사에서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비판하며 “우리의 자위적인 핵 억제력”, “핵 억제력을 중추로” 등의 표현을 쓰며 핵 보유 사실을 드러내고 ‘병진노선’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제1비서가 올해 신년사에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정을 위해 인내성 있게 노력하는 것은 우리의 일관한 입장”이라고 강조한 대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쪽이 올해 남북관계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의 안정을 위해 ‘끈기 있는 노력’을 하겠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북한이 5월 초 당대회 즈음에 핵실험이나 인공위성(장거리 로켓)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이자, 김 제1비서의 올해 중국 방문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직 정부 고위 인사는 3일 “외부의 특별한 자극이 없는 한 핵실험이나 인공위성 발사 문제에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이라며 “특히 북-중 관계의 정상화·발전을 염두에 둔 메시지로 읽힌다”고 짚었다.
미국에 대해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 조선반도에서 전쟁 위험을 제거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할 데 대한 우리의 요구를 외면하고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계속 매달리고 있다”면서도, 예년에 비해 특별히 비난 강도를 높이거나 새로운 제안을 내놓지는 않았다.
■ “누구와도 마주 앉아 논의할 것” 대남 메시지와 관련해 김 제1비서는 지난해 신년사의 ‘최고위급 접촉’(정상회담)과 같은 파격적인 제안은 내놓지 않았지만, ‘대화 의지’는 거듭 확인했다. 김 제1비서는 “우리는 북남대화와 관계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며 “민족의 화해·단합, 평화·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마주 앉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화 의지’를 강조하되, 대화 상대를 남쪽 당국으로 한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선 불신과 우려를 드러냈다. 김 제1비서는 “남조선 당국은 우리의 ‘체제변화’와 일방적인 ‘제도통일’을 노골적으로 추구하며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을 격화시켰다”며 “(8·25 합의 등) 북남 고위급 접촉의 합의 정신을 소중히 여기고 그에 역행하거나 대화 분위기를 해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조선 당국은 (자주·평화·민족대단결 등 7·4 공동성명의) 조국통일 3대 원칙과 6·15 공동선언, 10·4 (정상)선언을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제1비서는 한-미 군사연습의 중지를 촉구하면서도 지난해 신년사와 달리 이를 남북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김진철 이제훈 기자 nowhere@hani.co.kr
‘인간 다리’ 만드는 북 병사들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는 3일 ‘인민군대를 인민의 행복의 창조자로 이끌어 주시여’라는 제목의 새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1시간 분량의 영상에는 약 15명의 북한 병사들이 수심 1m가 넘는 작은 개천에 들어가 ‘인간 다리’를 만드는 모습이 나온다. 조선중앙텔레비전 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